제 목 : [노동] ‘노동 현안’ 정부 양다리 걸쳐 누적된 노사갈등 폭발 자초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 등을 놓고 노동계가 겨울철 투쟁에 나 서는 등

노-사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정부·여당의 무소신·눈치 보기 노동정책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최근 조성준 의원(국민회의) 등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일부 의원 들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 해결을 위해 2001년 말까지 시행 이 유예된 `단위기업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 지’ 규정을 한데 묶어 다시 3년동

안 유예하는 방안을 내놓았다가 , 노동계와 재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발을 빼기 시작했다 .

노동행정의 주무부처인 노동부도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이나 노동 시간 단축

문제 등 핵심 노동현안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방안이나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재계가 반대하니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노사정위원회 역

시 긴급히 공익위원 회의를 소 집했지만, 그동안 자체 조직정비도 제대로 하지

못해 허둥대온 형 편이다.

사실 지난 96년 말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로 새 노동법에 삽입 된 `노조전

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위반사업주 처벌’ 규정은 국제노 동기구와 경제협력개발

기구 등이 개선을 권고한 조항으로,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97년 대선 때 개선

을 약속한 사항이다. 국제노동 기구는 이미 두차례 `노조전임자 임금문제는 정

부가 법을 통해 규 정할 사안이 아니라,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할 문제’라며

우리 정부에 관련 법 개정을 권고해왔다.

그럼에도 노동부는 노동계가 이 문제로 농성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때

에만 `전향적 검토’ `올해 안 개선’ 등 회피성 발언을 하며 차일피일 해결책

마련을 미뤄왔다. 노동부는 지난 6월25일 한국노총과의 `노-정 합의’ 때 올해

안에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 제를 개선하기로 약속했으나 아직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노총이 지난 6일 전경련 회장실에 이어 국민회의 당사를 잇달아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도 바로 정부·여당의 `공수표 남발’ 때문 이

다.

민주노총이 강력히 제기하고 있는 노동시간 단축문제에 대해서도 정부·여

당은 그동안 `전향적 검토’ 등 말만 되풀이했을 뿐 아무 런 대안을 내놓지 않

았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해 입법청원을 냈 지만 여·야 모두 외면해왔다.

정부·여당은 두 불’을 끄느라 또다시 바쁜 모습이다. 하지만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는 노-

사 양쪽의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해 있어 양쪽의 눈치보기도 바빠,

제대로 된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 을지 의문이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 재계나

노동계 어느 편의 손 도 들어줄 수 없는 정부·여당으로선, 이번에도 현안문제

에 대해 미봉하고 넘어가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

◐ 99년12월07일21시31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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