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사설] 교원정년 연장 안된다

올해부터 62살로 줄어든 교원 정년제를 정치권에서 다시 흔들고 있다. 한

나라당은 교원 정년을 65살로, 자민련은 63살로 연장하 기로 당론을 정하고 관

련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탓이다. 두 당 의 이런 방침은 교총 김학준 신임회

장의 요청 뒤 나온 것이어서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조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공동정 권의 한 축인 자민련의 되돌리기 시도는 무책임하다.

교원의 정년은 교원정책의 근본이다. 이것이 바뀌게 되면 이미 그만 둔 교

사들과의 형평성 므로 일대 혼란이 불가피하다. 비슷하게 구 조조정을 겪은 다른 부문에서도 원

상회복 요구를 하게 하는 빌미 가 될 수 있다.

정년 단축이 교직사회에 희생과 부작용을 가져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

실이다. 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명예퇴직을 부추겨 초 등교원 수급에 차질

을 빚게 했다. 그러나 정년 단축 효과를 따져 보면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본다. 우선 나이 많은 교사들의 자 리를 차지한 젊은 교사들이 황폐화해가는

교단에 활기를 불어넣는 첨병 구실을 하리라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젊은

교사들은 대체로 나이 많은 교사들에 비해, 급속히 진행되는 정보화 및 지

식기반 사회에 적응력을 갖추고 학습에 임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 에 대한 열

의와 이해심이 깊어 눈높이 교육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는 평을 받는다. 정년

단축은 또 경력교사들에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자극을 주었다. 컴퓨터나 자 신의 전공 관련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사들

의 수가 크게 늘 게 됐다고 한다. 예산절감 효과와 함께, 공립학교 임용고사에

선 발되고도 놀고 있던 고급인력들에 대한 고용증대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정년 단축의 부작용은 잘만 대처하면 몇해 안에 극복할 수 있는 과도기적 현

상이라고 본다.

교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정년 연장보다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럿 있다. 우선 교육부문 예산을 늘려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이고

교원 수를 늘려야 한다. 학교시설도 확충· 보완해야 한다. 오히려 학교마다

관리운영비가 줄고 시설 보완과 부품교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정상적인 교육

수행이 어렵다고 비 명을 지르는 실정이다. 학교정책 수립에 교사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는 일, 교원의 처우개선, 잡무 줄이기도 필요하다. 지난해 교

원 정년 단축을 추진할 때 국민 다수가 찬성했고, 교사 자신들 도 찬성비율이

높았다. 따라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표계산은 잘 못된 것이다. 정치권은 실

속없고 교육개혁만 망치게 만드는 시대 역행적인 교원 정년 연장 시도를 그만

두기 바란다.

◐ 99년12월09일20시11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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