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고용안정] 고용인프라 재정비 시급하다
우리나라 고용안정센터들이 대부분 부실하게 운영돼 직업상담과 취업알선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고용안정 인프라’의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노동·실업대책본부는 지난 10월부터 2달 동안 서울
과 부산의 고용안정센터 122곳을 대상으로 `공공직업안 정기관과 전산망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이런 문제점이 드러났다 고 12일 밝혔다.
경실련은 우선 정부가 현재 전국의 고용안정센터에 모두 2069명 의 직업상
담원을 배치해 구직자들에게 상담과 취업알선을 해주고 있지만, 실효성이 매
우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직업상담원에게 행 정보조업무 등 다른 업무가 과중
하게 맡겨진 데다가, 업무이동까 지 잦아 전문적인 상담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전문성을 갖춘 인력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서울지역 고용안정센터 상담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를 잘
말해준다. `취업지원팀’ 직업상담원들은 상담 외에 추가 로 부여된 업무로 △
각종 보고서류 작성 37.9% △자료 전산입력 23%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또
이들의 34.5%는 훈련수당지급 업 무를 맡고 있는 등 실직자와의 상담이 오히려
부가적인 업무처럼 취급되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안정센터에 일관된 운영지침이 없어 상담원 배치, 창구운영 방식, 업무
편성 등이 자의적으로 이뤄져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
됐다. 고용안정센터별로 공무원이나 상담원 수가 천차만별일 뿐 아니라, 취업
지원팀 창구를 실직자 유형별· 업종별 등으로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리운영해
야 함에도 상담원수 를 거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선 또 고용안정센터의 취업알선 실적과 실직자서비스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이 장기화할수록 실직자들은 단기적인
처방 외에 직업진로상담이나 심리상담 등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이를 충족시
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과 안양지역 실직자 77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실 직자들이
제공받고 있는 서비스가 `구직등록기관 수준’을 크게 벗 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객관적인 지표라 할 수 있는 취업통계도 평균 15%를 넘지 못하고,
고용안정센터별로는 최저 1.73%에서 최고 34.43%까지 약 20배의 차이를 보이
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이번 조사에선 고용안정센터들이 고용안정 인프라 전산망 구축에
소극적으로 투자해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
됐다. 올해 고용안정 인프라 전산망에 투입 된 예산은 전체 실업예산 16조원의
0.09%에 해당하는 156억원에 불과하고 그나마 전산장비 리스료에 대부분 충당
돼, 실속있는 관 리프로그램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전산망
운영 인력은 국민연금 전산망 인력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등 다른 부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이런 조사결과를 토대로 “고용안정 인프라가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실직자의 특성에 관 해 종합적으로 실태파
악을 한 뒤 실직자 처지에서 상담·직업훈련 ·취업알선 등의 총체적인 실업대
책이 제공되는 `원스톱 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또 `직업상담 후견인제도’를 도입해 상담원 1명이 실직 자 1명을
총체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
◐ 99년12월12일17시12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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