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서울대 청소노동자 필기시험·복장점검은 직장 내 괴롭힘”

노조 “오세정 총장은 예의 갖춰 사과하고, 2차 가해자 처벌해야”

지난달 26일 발생한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을 조사한 노동부가 일부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노동부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업무상 지휘·명령권이 있는 행위자가 청소근로자에게 업무와 관련 없는 ▲필기시험 실시 및 시험성적의 근무평정 반영 관련 의사표시 ▲복장에 대한 점검과 품평 사항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했다”라며 서울대학교에 즉시 개선과 재발방지를 지도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공개한 청소노동자들이 치룬 필기시험지. 6월에 부임한 안전관리팀장은 예고 없이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시험을 치루게 했다. 해당 시험의 문항은 단지 청소노동자들을 수치스럽게 만들기 위해 작성된 것 같다는 비판을 받았다. [출처: 민주일반노조]

서울대 측이 실시한 필기시험과 복장 점검·품평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뒤 가장 논란이 됐던 문제다. 노동부는 필기시험과 관련 “시험내용이 외국인과 학부모 응대에 필요한 소양이라는 행위자의 주장에 대해선 사전교육 없는 필기시험이 교육수단으로는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필기시험에 대한 공지를 선행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필기시험 실시 및 근무평정 반영 의사표시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또 업무회의에서 ‘드레스코드’에 맞는 복장을 요구하고, 일부 노동자의 복장에 대해 박수치며 품평한 사실을 지적했다. 노동부는 “복무규정 등의 근거 없이 회의 참석 복장에 간섭하고 품평을 한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서울대가 개선지도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서울대학교를 근로감독 대상에 포함하는 엄중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다만, 노동부는 다른 직장 내 괴롭힘 의심 사항에 대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직장 내 갑질 당사자의 예초작업 외주화 관련 발언과 근무성적 평가서 배포, 청소 검열 등이다. 이에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같은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빈약하고 졸속 조사 결과’라고 비판하며 “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는 고용노동부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출처: 민주일반노조]

우선 민주일반노조는 예초작업에 대해 “애초 주요 업무도 아니었고, 청소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자 매일 한 시간씩 근무시간을 줄여 그 비용으로 예초작업을 외주화하고 줄인 근무시간을 주말 근무로 대체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근로조건을 하향시키겠다는 말”이라며 “팀장의 발언은 분명 지위를 이용해 노동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야기시킨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청소 검열에 대해서도 “노동부가 단지 ‘청소상태 점검 및 결과에 불이익을 준 사실이 없다’는 것으로만 판단했다”라고 지적하며 “청소상태 점검을 예고한 바로 다음 날인 22일, 충분한 작업 시간을 주지 않고 청소상태 점검을 한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며 고인에게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함께 유발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일반노조는 노동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대에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오세정 서울대 총장의 공식 사과 ▲노조와 유가족 요구를 수용한 공동조사단 구성 ▲학내 모든 기관장 발령 소속 노동자들의 법인 소속 정규직 전환 ▲성실한 임단협 교섭 참여와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등을 서울대에 요구했다.

더불어 청소노동자 사망 직후 발생한 서울대 구성원의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처벌을 촉구했다. 서울대 학생처장 등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조가 산재를 인정 받기 위해 억지로 갑질 관리자 프레임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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