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의 세계를 민중의 관점으로 골라 매일 저녁 전합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1. 146일 봉쇄가 끝난 새벽, 투표지 13개 박스가 국과수로 간다. 제1야당 대표가 그 새벽에 투표함 앞에서 한 일은 심층①에서 읽는다.
  2. 산재 사망 19.9% 감소를 보고한 청와대 회의에서, 쿠팡과 아리셀 유가족이 돌려보낸 것은 공소시효와 감형이었다. 심층②.
  3. 내란 특검은 항소심에서도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무기징역,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30년, 1심에서 무죄였던 김용군 전 3군사령부 헌병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에게도 10년이 구형됐고 최후진술은 11월 5일이다.
  4. 서울대병원 노사가 임금 3.5% 인상과 간호사 적정 환자수 시범사업에 잠정 합의해 28일 전면파업은 철회됐다. 경기도 버스 4천여 대가 30일 첫차부터 멈출지는 29일 오후 최종 조정에 걸려 있었다.
  5. 사회학자가 ‘역차별이라는 말에 반응하지 말라’고 쓴 두 시간 뒤, 대통령이 그 단어를 직접 썼다. 온라인 광장의 논쟁과 오늘의 단어로 이어진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장동혁은 ‘부정선거’부터 외쳤다

「‘올공’ 투표지 검증 지켜본 장동혁, 이송 막더니 “부정선거” 주장」 프레시안 · 10/29
함께 볼 기사 「[속보]올공 현장검증 12시간만에 종료…선관위특검 “투표지 상당수 정밀 감정 예정”」 경향신문 ·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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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28일 오전 11시 49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6·3 지방선거 부정 의혹을 수사하는 선관위 특검팀이 투표지 약 247만 장을 한 장씩 넘겨 보기 시작했다. 29일 0시 36분까지 약 13시간이 걸렸다. 특검팀 110여 명과 선관위 직원 500여 명이 셌고, 경찰 48개 기동대 3,300여 명이 경기장을 둘러쌌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선거일부터 146일 동안 이 건물을 봉쇄해 투표함 반출을 막아 왔기 때문이다. 특검은 이상이 의심되는 투표지 13개 박스를 골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맡기기로 했고, 검증 결과가 당선인 결정이나 득표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1야당 대표는 그날 밤 무엇을 했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검증 12시간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검증이 끝나자 투표함 반출을 막는 농성에 들어갔다. 반출은 5시간 50분이 지난 오전 6시 50분께야 시작됐다. 장 대표는 특검과 선관위가 “도적질하듯 투표함을 들고 달아났다”고 했고, 페이스북에는 봉인지가 훼손된 보관함이 발견됐다며 선관위를 “피의자”라고 썼다. 그는 이날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최고위원회의는 정점식 원내대표가 주재했고, 광화문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에 제1야당 대표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경향신문 사설에 따르면 장 대표는 앞서 경기장을 점거해 온 시위대에게 감사를 표하며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친 적이 있다.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값을 치르나

특검이 수사하는 것은 투표용지 부족, 개표 강행, 인쇄 물량 하한 축소, 선거 통계 조작 등 12가지 의혹이다. 선관위의 실책을 가리는 일과 선거 자체가 조작됐다는 주장은 다른 문제인데, 특검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섣불리 단정하거나, 반대로 충분한 확인 없이 의혹을 배척하는 일도 없도록 하겠다”고 선을 그은 자리에서 제1야당 대표는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결론을 외쳤다. 봉쇄 146일의 비용은 경찰 3,300명을 하루 동원하는 데 든 세금으로 시민이 치렀고, 이익은 ‘부정선거’라는 단어가 29일 X 트렌드 10위에 올랐듯 그 말이 퍼질 때마다 결집하는 쪽으로 간다. 보수 신문인 동아일보도 이 행보를 감싸지는 않았다. 시위대가 부정선거론을 국회 논의에 끌어들였다고 썼고, 경향신문은 대표의 구호를 본문에서 지목했다. 다만 동아는 장 대표의 행보를 본문에 두지 않고 사진 설명에만 두었다.

무엇이 남나

첫째는 국과수 감정이다. 13개 박스의 감정은 투표지에 물리적 이상이 있었는지를 가리고, 12가지 의혹의 나머지는 수사가 답해야 한다. 둘째는 선관위 개혁 입법이다. 경향 사설에 따르면 지방선거 뒤 발의된 선관위법 개정안 가운데 상임위 심사가 시작된 법안은 하나도 없고,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까지는 여섯 달이 남지 않았다. 셋째는 국민의힘의 선택이다. 재검표 요구에 특검은 수사 대상이 선별된 투표지로 한정된다고 답했다. 투표함을 막아서 선거를 믿게 만들 수는 없다.

#선관위특검 #올공 #장동혁 #부정선거론 #투표지검증 #국과수 #선관위개혁


‘돈보다 생명’이라 말한 대통령 앞에서, 유가족은 4년형과 ‘처벌 불가’를 물었다

「대통령 만난 산재 유가족 “아리셀 판결·쿠팡 감독 유감”」 매일노동뉴스 · 10/29
함께 볼 기사 「李대통령 “정부가 움직여서 막을 수 있던 죽음 반드시 줄여야”」 노컷뉴스 · 10/28
함께 볼 기사 「이 대통령 “국가는 국민 제대로 지켰나… 늘 뼈아프게 반성”」 오마이뉴스 · 10/28
함께 볼 기사 「얼마나 많은 산재가 감춰지게 될까」 김혜진 매일노동뉴스 · 10/29
함께 볼 기사 「[사설] 이태원 참사 4주기, 여전히 갈길 먼 안전사회」 경향신문 · 10/28

무슨 일이 있었나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생명안전위원회 2차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정부·민간 위원과 재난참사 피해자·유가족 70여 명이 모인 자리였다. 대통령은 “경제가 성장하고 나라가 발전해도, 일터에서 목숨을 잃고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고, ‘돈보다 생명을’이라는 구호를 “정말로 중요한 가치”라 불렀으며, 법은 대책을 얼마나 만들었느냐보다 “실제로 얼마나 더 많은 생명을 지키고 또 살려냈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의 보고는 숫자로 시작됐다. 올해 3분기 산재 사망사고는 지난해보다 19.9% 줄었고, 사망만인율(노동자 1만 명당 사고 사망자 수)은 0.38로 OECD 평균 0.29보다 높으며, 2030년까지 그 평균에 맞추는 것이 목표다.

유가족은 무엇을 물었나

숫자 뒤에서 두 개의 질문이 나왔다. 2020년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과로로 숨진 장덕준 씨의 어머니 박미숙 씨는 노동부가 지난 22일 내놓은 쿠팡 감독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김범석 창업자의 ‘기록을 남기지 마라’는 지시는 확인됐지만 산재 은폐죄는 공소시효 5년이 지나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6년째 싸워 돌아온 답이 그것이었다. 박 씨는 유가족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립도 요청했다. 2024년 6월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진 참사의 유가족은 대표 박순관 씨에게 확정된 징역 4년을 두고 “이건 말도 안 되는 판결로 분노한다”고 했다. 1심의 15년이 항소심에서 4년이 됐고 지난 20일 대법원이 그대로 확정했는데, 감형의 근거 하나가 유가족과의 합의였다.

국가는 어떻게 답했나

김 장관은 쿠팡 조사에 대해 “유가족이 바라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면서도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아리셀 판결에 대해서는 “기업에서 예방에 든 비용보다 합의 통해 감형될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갈 수 있기에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두 답변을 나란히 놓으면 구조가 보인다. 처벌을 막은 것은 공소시효와 현행법이고, 형을 깎은 것은 법원이 형량을 정할 때 따르는 양형기준이다. 노동부도 법원도 각자의 규칙을 지켰고, 그 규칙의 바깥에 23명과 한 사람의 죽음이 남았다.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이 같은 자리에서 국정 책임자의 의지가 없으면 법은 실효성이 없다며 피해자 중심의 상설 자문기구를 대통령에게 요청한 이유다.

앞으로 무엇을 보나

첫째, 12월 3일 시행되는 생명안전기본법이 안전권을 기본권으로 적어 둔 뒤 노동부가 제도의 빈틈을 어디까지 고치는가. 둘째, 양형위원회가 중대재해 감형 사유에서 합의를 어떻게 다루느냐다. 셋째, 내년 예산에 반영한다는 산재 유가족 트라우마 지원이 실제 항목으로 잡히는지다. 29일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은 안전사회가 “엄정한 책임자 처벌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라고 서약했다. 회의의 숫자보다 처벌과 양형이 바뀔 때, 이 법은 평가받을 것이다.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생명안전기본법 #산재유가족 #아리셀 #쿠팡 #양형위원회 #공소시효


03 한 장의 세계

820조 예산에 130만 명이 빠져 있어, 돌봄 노동자들이 청와대 앞에 섰다

자료: 민주노총 제공 · 참세상 10월 29일 게재, 국제 돌봄과 지원의 날 청와대 앞 기자회견 · 원문 보기 →

820조 예산에 130만 명이 빠져 있어, 돌봄 노동자들이 청와대 앞에 섰다

유엔이 정한 국제 돌봄과 지원의 날인 29일, 시민사회단체들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 모였다. 나라가 돈을 대고 공급은 민간에 맡기는 구조에서 국공립 장기요양기관은 전체의 2%가 안 되고, 역대 최대 예산안에 돌봄 노동자 처우개선 항목은 없다. 피켓의 ‘국가 책임’은 여전히 요구에 머물러 있다.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어온 복직 요구, 이틀 뒤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멈춘다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요구 도보 행진이 32일째를 넘겨 29일에는 80여 명이 함께 걸었다. 31일 종착지는 세종호텔과 서울고용노동청이다. 걸음으로 채운 한 달이 노동청 앞에서 어떤 답을 받는지 지켜볼 차례다.


중증장애인 400명이 해고된 지 2년 9개월, 법으로 적어 달라는 서명이 절반을 넘겼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9일 중증장애인의 권익옹호·문화예술 활동을 노동으로 인정하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법제화 1만 명 서명이 5,399명을 넘겼다고 알렸다. 2024년 서울시가 사업을 끝내며 400명이 해고됐고, 경기도는 2027년 880명 일자리 예산을 전액 삭감할 가능성이 있다. 전장연은 “지자체장의 판단과 예산 상황에 따라 언제든 잘릴 수 있는 일자리, 이제는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라며 30일 아침 시청역에서 기어서 지하철에 오르는 18일째 포체투지를 이어간다.

17개국 항만 노동자들이 금요일 이스라엘행 화물을 세운다

휴전이 선언된 뒤에도 무기는 배로 간다. 팔레스타인의 보이콧·투자철회·제재(BDS) 전국위원회가 제안한 30일 행동의 날에 어느 항구의 손이 하역을 멈추는지, 이 게시물이 그 지도다.


오늘의 논쟁

사회학자가 ‘반응하지 말라’고 쓴 두 시간 뒤, 대통령은 ‘역차별’을 썼다

28일 오후 커뮤니티 글을 공유하며 다문화가족 우대 폐지 검토를 밝힌 대통령을 향해, 29일 아침 8시 사회학자 오찬호는 “대통령은 ‘사각지대를 더 찾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제발, 역차별이라는 심적단어에 반응하지 마시길”이라고 썼다. 두 시간 뒤 대통령은 “일부 정책이 본래 취지를 벗어난 과잉으로 특혜에 이르거나 내국인가정에 대한 역차별이 되어서도 안됩니다”라고 썼다. 조회 31만 회다. 청와대는 공공산후조리원 입실 순위를 정한 모자보건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한다고 했다. 김정희원은 “대통령이 직접 내국민 역차별이라는 말을 쓰다니 정말 위험신호다”라고 썼다. 반대편에서는 “자국민을 우선하는 정치적 목소리가 더 먹히고” 있다는 글이 6만 회 넘게 읽혔고, ‘다문화는 원해서 된 거’라는 익명 글은 157만 회를 넘겼다. 숫자로는 역차별 쪽이 이기고 있다. 그 숫자가 정책이 되는 순간을 보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 1위가 바뀐 이유를 5·18 에피소드에서 찾는 말, 평론가는 ‘연성화된 극우 담론’이라 불렀다

5·18을 다룬 에피소드로 국민의힘 의원의 비판을 받은 드라마 〈닥터X〉가 화제성 1위를 내주자, 그 자리를 5·18 탓으로 설명하는 글이 돌았다. 평론가 위근우는 1위가 바뀐 건 다른 드라마가 잘한 것이지 역사 때문이 아니라며 “이런 게 연성화 된 극우 담론임”이라고 썼다. 2,200회 넘게 공유됐다. 같은 주에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영화 〈암살자들〉의 개막작 상영 취소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고, 민주노총과 참여연대는 “저열한 정치공세를 멈춰라”고 답했다. 시청률과 ‘역사 왜곡’의 언어로 옮겨 온 색깔론이 어디까지 닿는지, 이 논쟁은 그 지점에서 갈린다.


오늘의 단어

역차별
다수자가 소수자 보호 정책 때문에 손해를 본다는 주장을 담는 말이다. 공공산후조리원 입실 순위 같은 우대 항목 하나가 ‘역차별’로 불리는 순간 질문은 ‘누가 더 취약한가’에서 ‘누가 손해 보는가’로 바뀐다. 29일 아침 사회학자 오찬호가 “오늘 하루 우리 모두 ‘왜 너는 혜택받냐?’라는 질문으로 살아봅시다”라고 쓴 두 시간 뒤, 대통령이 이 단어를 직접 썼다. 권력이 이 말을 쓰면 정책은 사각지대를 찾는 대신 다수의 불만을 찾게 된다.

오늘의 말

[비판] 인권위가 사과하기로 의결한 권고를, 위원장은 ‘헌법의 대원칙’이라 불렀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29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에 대해 “적법 절차 원칙 준수는 헌법의 대원칙”이라며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인권위가 그 권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의결했는데도 위원장은 표결에서 기권했고 사과 의결이 “위헌·위법”이라고 했으며, 사퇴할 뜻도 없다고 했다. 적법 절차는 헌법 원칙이 맞다. 그러나 그 원칙은 모든 피의자에게 똑같이 적용될 때 원칙이지, 인권위가 한 사람을 위해 따로 권고했을 때는 특혜가 된다. 위원장의 일은 위원회의 의결을 집행하는 것이다. 의결을 거부하면서 지키겠다는 헌법은 위원장 개인의 헌법이다.


05 오늘의 주장

1. 유엔이 정한 국제 돌봄과 지원의 날인 29일, 돌봄을 둘러싼 입장은 ‘예산’과 ‘권리’ 두 축으로 모였다. 민주노총은 성명 「국제 돌봄의 날 붕괴 위기 돌봄 노동, 국가 책임으로 돌봄 받을 권리 보장하라」에서 2027년 예산안 820조 9,000억 원에 130만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예산이 없고, 복지시설의 90% 이상이 민간, 공공 장기요양시설은 2% 미만이라며 사회서비스원법 개정을 요구했다. 국회 앞 기자회견의 구호는 “820조 슈퍼예산에 돌봄 노동자는 없었다”였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참여연대·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성민우회·돌봄과 미래 등 사회단체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에 돌봄권을 명시하고, 돌봄기본법 제정하라”고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장애·인권 단체들은 공동성명 「돌봄이 권리가 되려면, 지원과 함께여야 한다」에서 유엔이 정한 이름에서 한국은 ‘지원’을 빼고 있다며, 지원 없는 돌봄은 시설과 통제로 돌아간다고 했다. 노동당은 막대한 공적 재원을 쓰면서 공급은 민간에 맡긴 “기형적 구조”를 짚었다. 이날 공공운수노조는 국회 앞에서 반도체 호황의 추가 세수를 재벌 대신 공공서비스에 쓰라고 했다. 돌봄의 예산과 세수의 방향이 한날 한 거리에서 만났다.

2. 이태원 참사 4주기의 입장들은 ‘국가의 부재’를 다시 확인하는 데서 출발해 ‘처벌’로 모였다. 민주노총은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에서 진실 규명은 “국가가 다해야 할 책무”라며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이 2027년 9월까지 연장됐지만 예산과 조사관이 부족하다고 했다. 녹색당은 「160명의 별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에서 “그날 이태원에 국가는 없었다”며 고위 공직자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검토를 요구했다. 광화문 기억식에 모인 900여 명은 공동 서약에서 “2차 가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범죄”라고 적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참사 영상이 게임에 쓰인 것을 두고 28일 낸 성명 「이태원 참사 영상, 게임에서 삭제하라」를 한국여성민우회가 옮긴 글은 하루 만에 43만 회 읽혔다. 4년이 지나도 2차 가해가 입장문의 첫 줄에 오른다.

3. 문화를 겨눈 색깔론에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같은 날 답했다. 민주노총은 「허위·왜곡과 색깔론을 멈춰라! 영화 〈암살자들〉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색깔론으로 갈등을 부추긴다며 창작자·스태프·관객에 대한 위협과 상영 방해 중단을 요구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개막작 상영 취소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을 들어 “당리당략에 따른 색깔논쟁과 극우적 발언을 중단하고 문화·예술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성명을 냈다. 한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국회에 법정 정년 65세 연내 입법 공동 요구서를 전달하며 1967\~68년생 등 300만 명이 퇴직과 국민연금 사이 4년의 소득 공백을 겪는다고 했고, 정의당은 정부의 ‘삶의 질’ 인구전략을 두고 노동시간 예외 추진과 이주민 차별을 멈추는 것이 먼저라고 논평했다.


06 사설·칼럼 비평

[주목] 전쟁의 끝을 묻는 글이 전쟁 전의 사회부터 다시 읽는다

「전후 우크라이나는 한국이 될까, 남베트남이 될까」 브란코 밀라노비치 참세상 · 10/29

밀라노비치는 이셴코의 글 모음을 빌려 2014년 이전 우크라이나를 도시 부르주아지, 서부의 민족주의 우파, 동부의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와 주민이라는 세 집단으로 나눈다. 침공 전 나토 가입 지지는 15\~20%였고 EU 가입 지지는 절반을 넘었으며, 2012년 13%를 득표한 공산당은 2019년 금지됐다. 글이 말하는 것은 전쟁의 결말이 분단과 권위주의 성장의 ‘한국’이 될지 붕괴의 ‘남베트남’이 될지가 전장보다 그 사회의 계급 구성에서 갈린다는 점이다. 말하지 않는 것은 그 두 길 어느 쪽에도 노동자가 적혀 있지 않다는 사실이고, 그 공백이 이 서평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주목] ‘크게’라는 부사를 지키려 정정을 요구한 대통령에게, 부사를 빼도 문장은 남는다고 답한 사설

「[사설] 현실 맞지 않고 혐오 자극 우려 있는 대통령의 이주노동자 발언」 경향신문 · 10/28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임금을 본국으로 보내니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고, 한겨레가 ‘크게’를 뺀 제목을 달자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크게’라는 부사를 썼다고 해서 해당 발언의 문제점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문장으로 사설은 그 부사 논쟁을 한 줄에 접는다. 농어업과 중소제조, 건설이 이주노동에 빚진 현실을 짚고, 경제 기여를 송금액으로 재는 것은 온당치 않으며 내국인 유입 효과도 의심스럽다고 쓴다. 결론은 “지금이라도 유감을 표명”하라는 요구다. 이 사설에 없는 것은 하루 뒤 대통령이 ‘역차별’이라는 단어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사실인데, 그래서 이 사설은 쓰인 다음 날 더 읽을 가치가 생겼다.

[비판] 두 신문이 하루에 같은 여론조사의 같은 숫자로 같은 결론을 썼다

「[사설] 초유의 대법원장 국정조사 강행, 여론 역풍 안 보이나」 중앙일보 · 10/29

조선과 중앙이 29일자에 나란히 대법원장 탄핵 반대 50.3%, 찬성 32%라는 숫자를 세우고 국정조사를 ‘탄핵 꼬투리 잡기’로 규정했다. 중앙은 한 걸음 더 나가 공세가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의 묵인하에” 진행된다며 대통령이 SNS에 하루 7건을 올리면서 이 일에는 침묵한다고 썼다. 사설은 국정조사가 다루겠다는 대법관 공백 장기화, 계엄 당일 심야 간부회의, 현금 격려금이 국감에서 ‘어느 정도 밝혀졌다’고 쓴다. 비어 있는 것은 그 ‘어느 정도’의 나머지다. 국감이 밝힌 만큼으로 충분하다는 판단은 여론조사 숫자가 아니라 밝혀진 사실의 목록으로 보여야 한다.

[비판] ‘40년 쓰고 조기 폐쇄하는 나라는 없다’는 문장 옆에 적히지 않은 것

「[사설] 너무 길고 ‘트집 잡기’식, 원전 연장 심사 대폭 간소화해야」 조선일보 · 10/29

사설은 미국 원전 80여 기가 60년, 일부는 80년 연장을 받았고 “40년 쓰고 조기 폐쇄”하는 나라는 없다며 고리 3·4호기의 10년 연장을 “당연한 일”로 놓고, 재가동 시점부터 10년을 세거나 미국식 20년 갱신을 검토하자고 한다. 이날 중앙일보도 같은 주장을 썼다. 두 사설이 함께 비우는 자리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심의 일정을 앞당긴 경위와 환경단체들이 하루 전 제기한 심의 부실이다. 심사가 길어서 문제라는 글은 심사에서 무엇이 걸렸는지를 적지 않는다. 심사를 짧게 하자는 요구는 그 내용을 먼저 보여 줄 때 설득이 된다.

[논쟁] 환수 시기를 못박으라면서, 못박는 일은 대통령의 설득에 맡긴 사설

「[사설] 내년 초로 연기된 SCM, 전작권 환수 시기 못박아야」 한겨레 · 10/28

해마다 11월에 열리던 한미 안보협의회의가 내년 초로 미뤄진 것을 두고 사설은 1968년 이후 두 번뿐인 일이라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목표 연도를 ‘2028년 말’로 못박도록 외교 역량을 쏟으라고 요구한다. 동아와 조선이 환수 자체를 경계한 것과 정반대 방향이다. 다만 사설의 결론은 11월 APEC과 12월 G20에서 대통령이 트럼프를 설득해 “결단을 끌어내야” 한다는 것인데,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면 안 된다”는 말이 보여 주듯 조건은 워싱턴이 쥐고 있다. 환수를 요구하는 것과 그 시기를 상대의 결단에 거는 것 사이의 거리를 이 사설은 좁히지 못했다.


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은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인용한 글 등의 저작권은 각 매체와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굵은 글씨의 제목을 누르면 원문으로 이동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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