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은 3기 공무원노동조합의 지도부 선거를 진행하면서 드러나고 있는 쟁점과 이전 투쟁에 대한 평가 등을 담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서면 인터뷰에서는 2기 지도부에 대한 평가와 공무원노동조합의 현장 강화를 위한 방안,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방식과 방향, 노동운동 위기 진단 등에 대한 각 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모든 선거가 그러하겠지만 지난 지도부에 대한 평가와 이후 운동에 대한 방향이 각 후보의 차별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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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핵심사업평가,
2번 “총파업은 현재진행형”, 1번 “구체적 전술부재”, 3번 “전략전술 적절했나”
첫 질문이었던 2기 지도부의 핵심사업에 대한 평가부터 후보들은 다른 의견을 제출했다. 2기 지도부 위원장을 역임했던 2번 김영길 · 김원근 후보조는 “총파업은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며 우리가 얼마나 강고하게 투쟁하느냐에 따라서 더욱 성공한 투쟁이 되느냐 아니면 역사적인 사건에 머무는 투쟁이냐를 결정하리라 생각한다”며 총파업 투쟁의 긍정성과 총파업은 아직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1번, 3번 후보조는 다른 의견을 제출했다. 1번 권승복 · 김정수 후보조는 “투쟁은 선언만으로 그칠 수 없음에도, 2만 대오의 상경을 주장했으나 2만대오가 실제로 상경하여 투쟁할 수 있는 구체적 전술이 부재했다”고 평가하며 “현장의 투쟁이 전국의 투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3번 정용천 · 왕준연 후보조는 “‘역사란 인간의 생각과 의지가 옳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는 격언도 있듯이, 총파업 투쟁의 전략과 전술이 적절했는가에 대해서 냉철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현장강화,
1번 “현장투쟁을 전국투쟁으로”, 3번 “여론조사 시스템구축”, 2번 “20만 진성조합원 시대”
두 번째는 현재 “2기 지도부에서 진행한 총파업으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고, 탄압으로 인해 조직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세 후보가 밝히고 있는 현장의 중요성과 실제 현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세 후보조는 공통적으로 “총파업 이후에 많은 해고와 징계로 조직이 어려움에 처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1번 권승복 · 김정수 후보조는 이에 대해 “현장 투쟁을 실질적으로 조직하고 기획하며 전국의 투쟁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히며 현장투쟁기획단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3번 정용천 · 왕준연 후보조는 “지난 해 가을부터 운영되고 있는 현장활동 강화를 위한 중앙강사단의 역량을 배가시켜 현장교육을 강화하고, 현장의 요구를 중심으로 하는 투쟁을 펼쳐내기 위한 조합원 여론조사 시스템 구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한 2번 김영길 · 김원근 후보조는 “동지애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직력과 투쟁력을 복원하고, 20만 진성조합원 시대를 열어가는 발전적 플랜을 마련해 조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정부 투쟁,
3번 “정책과 대안으로”, 1번 “대등한 노사관계 구축”, 2번 “중앙 부위원장단 영역별 전문화”
정부는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부정하는 공무원노조특별법을 만들었으며 총액인건비제를 위시로 한 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하고 있다. 이에 3기 지도부 선거에 나온 세 후보는 모두 대정부 투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 후보는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투쟁 방식과 방향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었다.
3번 후보조는 “정당성이 있고 파업 등의 투쟁을 통해 모든 것을 쟁취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고민할 필요 없지만 이러한 힘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정책과 대안이 조합원의 동참과 정부를 압박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다”며 여론형성의 중요성과 정책과 대안을 강조한 한편, 1번 권승복 · 김정수 후보조는 정부와의 대등한 노사관계 구축을 강조했다. 1번 권승복 · 김정수 후보조는 “현장의 노동자들이 자신감과 정체성을 가지지 못하면 그 어떤 투쟁도 할 수 없다”며 대등한 노사관계 구축과 현장의 조직화, 대국민 설득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2번 후보조는 “지도부가 현장 속으로 들어가 문제를 파악하고 중앙의 집중적 홍보와 계획에 의해 중앙과 본부, 그리고 지부가 함께 투쟁에 나서야 한다”며 중앙 부위원장단의 영역별 전문화와 상설 특위의 전문영역별 설치를 제시했다.
민주노총 가입 그리고 위기와 혁신,
1번 “공무원노조가 위기극복의 주체”, 2번 “새로운 기풍과 방향 모색”, 3번 “노동자 권익확보 한층 큰 힘”
세 후보는 공동 공약으로 민주노총 가입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민주노총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민주노총을 둘러싼 위기와 혁신에 대해 후보들의 생각을 물었다. 세 후보는 모두 현재의 민주노총의 위기와 혁신의 필요성을 인식하며 다양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1번 후보조는 이에 대해 “우리 공무원 노동자, 14만의 동지가 관성적으로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을 일궈온 그 정신을 계승하고 민주노조 운동의 새로운 전통을 마땅히 써나가야 한다”며 “공무원 노동조합 역시 아집에 일관하고 독선적 풍토에 젖어 있는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를 극복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2번 후보조는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가입은 양쪽 모두에게 새로운 기풍과 새로운 방향을 모색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으며, 3번 후보조는 “공무원노조의 가입으로 민주노총은 기존 제조업의 민간노조 중심에서 공공부문이 균형을 이룬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며, 노동계의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노동정책과 노동자의 권익확보에 한층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별점은?,
2번 “직업공무원제 구체적 대안”, 1번 “현장의 투쟁을 재조직하고 확산”, 3번 “투쟁만이 아니라 사회공익적 사업도”
정책, 공약만을 살펴 봤을 때 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제출되는 것이기에 세 후보의 차별점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에 기자는 후보들 스스로 생각하는 차별점에 대해 질문했다.
2번 후보조는 “직업공무원제를 사수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들을 준비하고, 공약화하고 있다”는 것을, 1번 후보조는 “현장의 투쟁을 민주노총의 가입과 함께 어떠한 투쟁으로 재조직하고 확산시킬 것인가가 함께 계획하고 있다는 것”, 3번 후보조는 “노동3권 쟁취나 노동조건개선 등을 위한 투쟁만 할 것이 아니라, 높아져 가는 위상에 따라 공직사회개혁과 부정부패척결 등의 사회공익적인 사업도 중요한 사업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을 차이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