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만나자는데... 용역은 폭행, 경찰은 연행"

코스콤 사장 면담 요구한 비정규직 노동자 50여 명 연행돼

이종규 코스콤 사장을 만나 단체교섭을 요구하기 위해 사장실에 들어간 증권노조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들이 전원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측의 조합원 폭행을 규탄하며 열린 사무금융연맹 기자회견. 이날 정인열 코스콤비정규지부 부지부장이 뒤편 8미터 높이의 '비정규직 통곡의 탑'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 47명은 29일 새벽 4시경 대화를 촉구하기 위해 코스콤 사장실을 항의 방문했으나, 회사측에서 동원한 용역업체 경비들에게 폭행당하며 끌려나왔다. 코스콤비정규지부에 따르면 사건 당시 연좌농성 중이던 조합원들을 관제팀장의 직접 지시를 받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무기를 동원해 출입구 유리문 6개와 사장실 출입문 3개를 부수고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가했다는 것. 이때 배치된 경찰 병력들은 폭력 행위를 제지하지 않고 있다가 조합원들이 끌려나오자 곧 이들을 전원 연행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은 이같은 사태에 대해 29일 오전 11시 증권거래소 앞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용역깡패 동원한 코스콤과 폭력을 묵인 방조하는 경찰을 규탄한다"며 "단체교섭 해태하는 코스콤을 부당노동행위로 즉각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코스콤비정규지부의 파업 과정에서 줄곧 문제가 돼 온 용역업체 직원들의 경우, 지난 9월 11일 파업전야제부터 50일 동안 단순한 경비업무라고 보기 어려운 폭력을 저질러 노조의 지탄을 받고 있다. 사무금융연맹은 "경비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타인에게 위력을 과시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해선 안된다"는 경비업법 제15조 2항을 들며, 이러한 행위를 지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코스콤 사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직원이 사장을 만나서 대화를 하자고 하는데 왜 용역깡패가 나타나 무참히 짓밟고, 경찰이 기다렸다는 듯 연행해가는가"라고 규탄하면서 "경찰이 노사관계에 개입해 문제를 풀 작정이 아니라면 즉각 만행을 중단하고, 사측은 더이상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즉각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