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친구는 누구인가?

"매케인은 부시3기" 공격 나섰지만, '우향우' 불가피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232년 역사 최초로 양당 대선주자가 흑백경쟁에 나선다. 이를 두고 언론들은 미국 사회가 진보적이고 민주적 성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일대 사건이라 평가하고 있다.

오바마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은이 '부시3기'에 불과하다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슬로건이었던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를 내세워 경제문제를 내세워 매케인 후보를 압박하고 나섰다.

경제문제 뿐만 아니라 이라크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 할 것이고, 이란을 공격하라는 이스라엘의 압력을 계속 거부할 것이라며 오바마는 매케인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당면 선거에서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오바마 스스로가 '우향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 당장 오바마는 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애국심을 입증하기 위해 옷깃에 성조기 배지를 달고 다녀야 하고, 이란을 몰아세우면서 이스라엘에 충성을 다짐해야 할 것"이라고 8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에서 미국 정치 전문가인 루퍼트 콘월은 분석했다.

흑인 친구들은 어디 있나?

루퍼트 콘월은 "오바마는 흑인뿐만 아니라, 백인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흑인 대통령에 반대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인종논란을 피하기 위해 지난 경선과정에서 자신의 스승이었던 제레미아 라이트 시카고 트리니티 유나이티드 교회 목사가 "빌어먹을 미국"이라는 말로 물의를 일으키자 즉각 관계를 단절하고, 20년간 다니던 교회에서도 탈퇴했다.

한 흑인은 라이트 목사 발언 파문이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오바마는 백인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150% 확신시켜야만 한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조용히 하고 그가 해야할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자"고 말했다.

흑인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서는 인종논란을 피해가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흑인들은 모두 침묵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스라엘의 친구인가, 팔레스타인의 친구인가?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이스라엘 공공위원회(AIPAC) 연례총회 폐막식 연설에서 오바마는 "이스라엘의 안보는 신성불가침"이라며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AIPAC은 미국 정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로 총회에는 공화당 후보인 매케인도 참가했다.

오바마는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외교노선 문제에 대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예루살렘은 분리되어서는 안 되며, 이스라엘의 통제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강조했다. 동 예루살렘은 1967년 전쟁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다.

오바마는 또,'미국-이스라엘 공공문제 위원회'(AIPAC) 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모든 미국의 권력을 사용할 것이다.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권력을 잡게 된다면 모든 것을 하겠다. 모든 것을"이라고 단호히 밝히기도 했다.

대 테러전쟁인가, 평화인가?

오바마는 알-카에다 세력이 미국을 공격할 계획이 있다는 강력한 정보가 있다면, 파키스탄 정부의 허가 없이도 파키스탄내의 알-카에다 세력에 대한 소탕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해 파키스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에콰도르 영토를 불법적으로 침략해 게릴라 소탕작전을 진행해 국제문제를 야기하고, 국내에서 각종 인권탄압으로 악명이 높은 콜롬비아 우리베 대통령에 대해서도 "내가 대통령이 되면 안데스 지역의 반(反)마약 프로그램을 유지할 것"이라며, 남미 지역에 대한 대테러전선을 계속 유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FARC(콜롬비아 무장혁명군)에 대한 콜롬비아의 싸움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쿠바 문제에 대해서도 오바마는 확실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5월 23일 오바마는 쿠바계미국인전국재단(Cuban American National Foundation) 연설에서 "내 전 생애동안 쿠바에서는 부당함과 억압이 계속 있어왔다. 이런 부당함을 참지 않겠다"며 "쿠바 봉쇄 조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경선 레이스 선거자금 모금과정에서도 오바마는 힐러리와 비교해 '개미군단'으로 불리는 층의 소액다수의 지지자들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오바마를 지지하는 핵심 세력이 워렌 버핏 등 미국을 지배하고 있는 월 스트리트의 로펌들이라는 사실도 널리 알려진 바다. 그가 유세를 통해 "CEO의 보너스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연금을 보호할 것"이라며 노동자들이라고 했던 약속이 지켜질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