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정형근 의원 체포 움직임이 총선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 것인지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을 불과 두달 앞둔 상황에서 정 의원 문제가 표심의 방향을 가를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호재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대대적인 야당탄압의 신호탄으로 규정해, 총선의 기본구도를 `디제이(김대중대통령) 대 반디제이’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계산법이다.

이런 까닭에 정 의원의 출두불응은 물론 임시국회 소집과 법무장관·검찰총장의 해임 요구 등 전면공세에 나섰다.

용도폐기됐던 언론문건 국정조사의 불씨도 되살리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무엇보다 검찰의 움직임을 여권 총선전략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옛 안기부 출신인 정 의원이 광범위한 정보력으로 `언론문건’ 등을 폭로해 현정권에 부담을 주자, 여권이 `눈엣가시’를 제거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것이다.

야당은 또 정 의원의 출신지역이 부산인 만큼 자연스럽게 영남권 정서가 한나라당 지지로 연결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반색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정 의원 체포 움직임 속에 여권의 `수도권 및 여론 껴안기’ 의도가 담겨있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강공으로 치달을 경우 정 의원의 공작정치인 이미지와 이를 감싸려는 한나라당의 태도가 부각돼, 수도권 민심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탓에 한나라당은 14일로 예정했던 원·내외위원장들의 규탄대회를 취소하고, 여론 추이를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민주당은 겉으로는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내심으론 총선에 미칠 악영향을우려하고 있다.

김현미 부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통해 한나라당이 정형근이라는 범죄자를 비호하는 집단이라는 느낌을 줘, 수도권의 합리적인 유권자들이 야당의 정체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영남지역의 결속과 단기적인 정국경색을 불러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플러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다소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실제로는 선거에 상당한 부작용을 끼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만약 정치적 고려를 조금이라도 했다면 이런 일을 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검찰이 그만큼 독립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여당으로선 정말 말려야 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정재권 안선희기자/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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