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본의 노동법 개악 음모가 밀려오고 있다

김대중 정권은 집권 초부터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해 왔다. 그 중 소위 노동부문 개혁의 이름으로 진행된 노동정책은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노동유연성 확대를 꾀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노동유연성 확대가 주로 정리해고 등 인적 구조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작년 말부터는 보다 적극적·공세적으로 나가고 있다. ‘근로기준법 개악’으로 표현되는 노동유연화의 법제화가 그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대중 정권은 민주노총의 ‘주 40시간 노동쟁취’ 요구에 수용의사를 보였는데, 이는 노동시간 단축을 매개로 노동유연성 확대를 적극 추진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미 2000년 5월, 김대중 정권이 노동시간 단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할 때부터,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시간·임금체계의 변동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한 묶음으로 다루고 있었다.

노동조건 악화와 맞물리는 노동시간 단축

지금까지 드러난 총자본의 노동유연성 확대를 위한 기본 입장은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구조조정’ 관련 등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자본은 7개 조건을 수락할 경우 법정근로시간 단축에 합의할 용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① 유급월차휴가 및 생리휴가 폐지, ② 시간외근로수당 할증률 50%에서 25%로 인하, ③ 연차유급휴가제도 상한제(20일) 도입, ④ 유급주휴제도 폐지, ⑤ 6개월, 1년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⑥ 근로시간 및 휴일·휴게 비적용 범위 확대, ⑦ 업종별·규모별로 근로시간 단축시기 차별화이다. 즉 월차 및 생리휴가를 폐지하고, 유급주휴제도는 무급으로 전환하며, 연차휴가에 상한선과 제한규정을 둠으로써 휴가일수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근로시간제도를 탄력화해서 사무관리직, 전문직, 영업직 및 연봉제 노동자를 적용 제외에 포함함으로써, 변형근로의 확대를 꾀하려 한다. 더구나 무노동 무임금을 주장하며 단축한 근로시간만큼 임금을 삭감하겠단다.

비정규직을 더욱 양성화하라

둘째, 비정규직 관련 부분이다. 우선 파견근로의 경우, 파견근로대상 업무를 금지대상만 정하고 나머지를 자유화하는 ‘네가티브’ 방식으로 변경하고, 파견기간의 제한을 없애 파견사업자, 사용사업자, 파견근로자의 합의가 있으면 갱신, 연장을 허용하라는 주장이다.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근로계약기간 상한선을 3년으로 연장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단시간 근로의 경우는 근기법 위반시 처벌조항을 없애고, 정규직 채용시 기존의 단시간 근로자 우선 채용 여부를 개별 기업의 판단에 맡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수고용 노동자의 근로자 정의 규정 변경은 반대하며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현행 제도 하에서도 불법을 무릅쓰고 확대되고 있는 비정규직을 양성화하고 더욱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특별법을 제정해 노동조합의 저항을 억누르고 자유로이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법정관리 조건으로 노동조합의 동의서를 요구하고, 기업 인수합병시 고용과 단협, 노조의 승계 의무를 삭제하는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총자본의 노동유연성 확대 전략은, 7월 25일 노동부 장관이 주5일근무제 시행에 대해 노사정위원회를 매개로 하되, 합의되지 않으면 정부가 법안을 마련해 11월까지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것임을 밝혔듯이, 올해 안 법제화를 적극 꾀할 것이다. 그러나 노사 양쪽이 공감하는 합리적인 방안은 도출될 수 없으며, 노사정 합의 운운은 정부가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일 뿐이다.

이에 민주노총 등의 노동운동진영은 노동유연화 법제화를 위한 노동법 개악 시도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전개해야 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