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놈끼리

없는 놈끼리 술을 마셨다
새우깡에 소주병만 쌓이건만
벌그레진 얼굴에 주름 깊어 가건만
없는 놈끼리 마시는 술은 달다
용역깡패에 시도 때도 없이 두들겨 맞는
세종병원 파업농성장에 왔다
파업 일백사십팔일 단식 나흘째
연대 나온 이들도 모두
지 밥자리도 지키지 못한
지지리도 못난 노동자들뿐이다
못난 놈끼리 모여
홀애비 맘 과부가 달래며
백스물일곱 명이 동조단식에 들어갔다
못난 놈끼리
없는 놈끼리
일터 빼앗긴 놈끼리
맨 날 쥐어터지는 놈끼리
지새우는 밤샘농성
술 없어도 달콤한 밤




민주노총이 장기투쟁사업장 3차 총력투쟁을 선포하고, 장투사업장 노동자들은 품앗이를 하며 투쟁의 힘을 모아 가고 있다. 레이크사이드로, 코오롱으로, 세종병원으로… 발에 땀 나도록 싸우는 노동자들의 발만을 오늘은 바라본다.
발이 쉴 틈은 앉아서 집회를 하는 때
벗어 놓은 신발은 가지가지
하지만 마음은 하나다






누가 이들의 발을 쉬게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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