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2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세계경제가 어려움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시장이 상당히 안정됐지만 새해에도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디플레 위협은 줄어든 대신 성장속도가 떨어졌다 세계경제가 전반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은 크게 축소됐다. 이는 지난 가을 이래 주요국의 잇따른 금리인하와 아시아 금융위기국들의 개혁조처, 국제사회의 정책협조에 힘입은 금융시장 안정 등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은 지난 10월 실시된 전망에 비해 올해는 2.5%에서 2.25%로, 내년은 3.7%에서 3.5%로 각각 하향조정됐다. 그러나 일본이 경제재생에 실패하는 등의 최악의 경우가 현실화된다면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1.25%로 훨씬 더 떨어질 수 있다.
◇아시아 은행들의 구조조정 속도가 느리다 금융위기를 겪은 한국, 인도네시아, 타이 3개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5개국의 은행 구조조정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구조조정 지연은 구조조정에 드는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 전체의 은행부문 구조조정 비용은 초기 투입비용만 모두 1590억달러에 이르며, 이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은 연간 17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기업부문 구조조정이 늦어지면 은행 구조조정의 부담은 이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 한국의 은행들은 회수불능 채권을 악성채권으로 선언하기를 거부해왔고, 타이에서는 계속되는 경기침체가 은행들의 악성채권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가가 너무 높은 상태다 투자자들이 미국 기업들의 장래 수익성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기대해 주식가격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됐다. 미국 기업들의 수익전망은 12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지만 S&P 500 주가지수는 그동안 20% 이상 상승한 상태다. 미국 주가가 이런 상태에서 급락한다면 세계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미국경제는 올해 3.6%에서 내년에는 1.8%로 성장률이 떨어질 전망이다. 미국경제 감속이 실제로 이런 정도에 그친다면 세계경제를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바람직한 것이기도 하다.
◇아직 몇가지 잠재위험이 더 남아있다 국제 민간자본의 신흥시장 유입이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흥시장들이 내수를 줄이거나 통화를 평가절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일본의 경제전망이 아직 불투명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본은 은행부문의 취약성을 개선하지 못하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간 무역수지가 균형을 찾아가지 못하는 것도 위험요소다. 달러화에 대해 엔과 유로화가 강세를 띠는 것은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환율조정이 너무 급격히 일어나면 세계경제가 불안해진다. 워싱턴/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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