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대우 계열사들 초국적 자본에 헐값 매각 가속화

대우그룹을 자동차 관련 소그룹으로 축소

지난 7월 19일 대우 정주호 구조조정 본부장이 ‘대우그룹 구조조정 가속화 및

구체적 실천방안’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하면서 표출되었던 대우문제는 16

일 대우계열 채권단협의회와 대우그룹이 수정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함으로

써 그 처리방향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그 대체적인 방향은 이미 결정되었다. 14일 대우그룹 채권단은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대우증권과 서울투신운용을 매각하고 자동차관련 미니그룹으로의

존속을 핵심으로 한 대우그룹 구조조정안을 최종 확정하였다. 13일에는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대우중공업 조선부문은 출자전환 없이 분리·매각하고 기계

부문은 부채를 출자로 전환해 경영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이헌재 금

융감독위원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우그룹은 자동차와 무역부문만 남게

되나 무역부문도 중심이 자동차부문의 해외법인 투자이기 때문에 결국 대우그룹

은 자동차부문만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동차부문은 GM과의 합작 등을

통해 정상화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대우의 나머지 계열사들도

해외매각이 용이하도록 분리·매각 일정을 8월 중에 확정하고 9∼10월까지는 속

전속결로 진행시킨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우그룹은 자동차 관련 소그룹으로 남을 전망이며, 채권단이 16일에

대우와 체결할 수정 재무구조 약정에 김우중 회장의 퇴진문제를 거론하지 않기

로 하여, 김우중 총수체제는 대우의 내부 구조조정과 외자유치를 당분간 담당하

게 되었다.

가속화되는 대우 계열사 해외매각

대우전자는 13일 미국 투자펀드인 왈리드앨로마에 한국 및 미주.서유럽.일본.

오세아니아 지역 등 수익성이 높고 사업전망이 밝은 사업부문을 32억 달러에 넘

기기로 하고 9월 9일 최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

라 대우전자는 중국.러시아.동유럽.베트남.미얀마.브라질.아프리카 지역 등 비

교적 사업이 어렵거나 전망이 불투명한 지역만 남게 되었다. 대우전자의 이번

매각발표는 대우 계열사의 해외매각이 알짜배기 사업은 초국적 자본에게 넘기고

돈이 안 되는 사업장은 떠 안게 되는 방식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톰슨법인을 상대로 멕시코 브라운관 공장 매각협상을 벌여온 오리온전기

는 올 하반기 중에는 매각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톰슨사는 멕시코 공장에서도

TV브라운관(CPI) 라인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시장이 확대될 디지

털TV 시대를 앞두고 초대형 브라운관을 공급받을 기지로 이 공장을 낙점한 것으

로 알려졌다. 오리온전기는 멕시코 공장을 3,700억 원에 내놓았으나, 대우전자

매각 결과에 따라 관련 계열사도 자산가치 평가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매각액수는 대우전자 매각이 완료된 이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그룹이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한국전기초자(브라운관용 유리 제조)는

최근 일본 아사히유리와 매각협상이 진전돼 이르면 이달 중에 최종 매듭될 전망

이다. 이미 아사히유리 관계자들이 구미 공장 실사작업까지 마친 상태이다.

그리고 매각되지 않고 남게 된다는 대우자동차도 사실상 GM에 경영권을 넘기

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우중 회장은 이번 주에 미국 GM 본사를 방문하여

경영권 이양과 외자유치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그런데 그 내용은 대우자동차

와 GM이 다수지분을 갖는 지주회사를 공동으로 해외에 설립하여 GM이 이 지주회

사의 경영권을 갖고 폴란드, 우즈베키스탄, 루마니아 공장 등 해외 자회사를 직

접 경영하고, 한국법인은 대우가 다수 지분을 갖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처럼 대우자동차를 남긴다는 것도 해외법인

들은 GM에 매각되고 국내 공장만 김우중에게 관리인으로 맡기는 정도가 될 가능

성이 크다.

특히 초국적 자본은 대우자동차에 대해 부채를 탕감해서 헐값으로 경영권을

넘길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초국적 자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미국

의 <비지니스 위크>지는 최신호에서 “김우중 대우회장이 대우자동차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우자동차를 살리기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김우중 회장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우차의 값을 매기기가 매우 힘

들 것이고 GM이 대우차의 100억 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떠 안지 않을 것이라며

부채탕감과 헐값 인수 속셈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 내용으로 보면, (주)대우와 대우자동차의 처리만이 확정되지

않았다. (주)대우의 건설부문은 분리·매각하기로 확정되었으나, 무역부문은 중

심이 자동차부문의 해외법인 투자이기 때문에 GM과의 협상결과에 따라 처리가

결정될 것이다. 대우자동차는 GM과 경영권 이양을 포함한 전략적 제휴를 협상

중이다. 그런데 이 두 계열사는 대우그룹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후

처리과정에서 출자전환, 부채탕감 등 공적자금 투여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우그룹 해외부채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고 부채규모도

가장 큰 (주)대우의 처리방향이 주목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