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초국적 투기자본, 국내 증시에서 막대한 시세차익 남겨

국내 주식시장이 초국적 투기자본의 투기판으로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

로 보여주는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무디스나 S&P 같은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조정한다거나 대우

구조조정이 발표되는 등 주식시장을 흔들만한 사태가 일어나기 15∼20일 전부터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고 팔면서 막대한 차익을 남겼음이 밝혀졌다.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면 이렇다. 외국인들은 지난 1월 25일 S&P가 한국의 신

용등급을 상향조정하는 날을 기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1월 4일부터 25일까지 1조

8백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5일에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인

BB+에서 적격인 BBB-로 올렸다. 또 무디스 사가 등급을 올린 2월 12일까지도 2

천억 원어치의 주식을 더 사들였다. 그런데 이 기간 중 국내기관들은 1조 3천9

백68억 원어치의 주식을 오히려 처분했다.

또 대우 구조조조정이 발표되던 지난 7월 19일 전후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국내 기관들은 7월 6일부터 19일 사이에 2조 2천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

수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에 1조 원어치의 주식을 처분했다. 그 당

시 1,000포인트가 넘어섰던 주가지수는 800대로 급락하여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

가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지난 11월 주가가 800대 후반에서 1,000포인트까지 올라갈 때도 외국인들은 4

일에서 10일 사이에 6천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10일 S&P는 한국 신용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이 기간 중 국내 기관 순매수는 7백36억 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초국적 투기자본)은 증시에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서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있으며, 그 손해는 고스란히 국내 기

관과 투자가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식매매는 주식을 사고 파는 시점만이 아니라 종목에서도 나

타났다. 지난 1월 4일부터 25일까지 외국인들은 한국통신, 삼성전자, 주택은행

등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지만 국내 개인투자가들은 같은 종목을 오히려 팔았다.

이러한 일들은 외국인들이 대량 매매하는 시점에서 거의 비슷하게 반복되었다.

증권업계의 관계자들은 외국의 기간투자가들(초국적 금융자본이나 그 펀드매

니저)은 외국 신용평가기관의 정보를 빨리 접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기업이나

정부 관계자들과 수시로 만나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 증시에서 한 발 앞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

함으로써 투기적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이처럼 국내외 금융자본의 투기장화된 실상은 증권거래소가 발표

한 IMF 신탁통치 이후 2년간의 투자 성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97년 11

월 21일부터 올 11월 19일까지의 투자성적을 조사한 결과,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의 투자수익률이 각각 217%, 192%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에 반

해 개미군단으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한국통신, 한전, 주택은행, 데이콤 등

대형 우량주를 집중 매입해 투자성적이 뛰어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러한 대

형 우량주들을 오히려 팔아치웠고 주가가 하락한 주식들을 집중 매입함으로써

손실을 면치 못했다.

이 기간 중의 주가 종합지수는 506.07에서 993.11로 96.2% 상승했다. 그 이익

은 어디로 갔는가? 대부분이 국내외 금융자본에게로 돌아갔다. 초국적 금융자본

은 지난해에도 한국 주식시장에서 100%가 넘는 투자수익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

은 수익률을 올린 바 있다. 또 막대한 평가이익이 재벌들에게로 들어가고 있다.

예컨대 11월 15일 증권거래소는 ’10대 그룹 회장-명예회장 주식보유 현황’에서

“올해 연초 주가와 11월 12일 종가를 기준으로 평가한 10대 그룹 총수의 계열사

주식 평가이익은 모두 1조 295억 원(이건희 회장 5,024억, 정주영 회장 3,028

억, 정몽구 회장 1519억 원 등)”이라고 밝혔다. 이 통계에서 제외된, 올 한해

동안 팔아서 실제 얻은 이보다 훨씬 넘을 것으로 증권거래소는 추정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국내외 금융자본들이 정보를 독점하고 주가를 주도한(현대증

권의 주가조작에서 드러났고 단기적인 주가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는 데서 드러나

듯이, 사실상 주가를 투기적으로 조작한) 결과로서 주식시장이 갈수록 국내외

금융자본의 투기판으로 되어가고 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그리고 주식시장의

이러한 투기화는 직접적으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뿐 아니라 막대한 국부유

출을 초래하고 있다.

나고 있다. 외국 투자자금은 10월부터 매수세로 전환하여 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이 기간에 아일랜드계, 말레이시아계 헤지펀드 등 단기성 투기자본이 대

거 들어왔고, 미국계 뮤추얼펀드 등 장기성 자금도 대거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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