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버스화(Busification)’로 불리는 강제 징집은, 젊은 남성들이 거리에서 폭력적으로 체포되어 징집소로 끌려가는 방식으로, 징집 거부와 탈영이 급증하는 상황을 반영한다. 2025년 상반기에만 11만 건 이상의 탈영 사례가 보고되었고, 병력 부족과 전투 지속에 대한 국민 지지 하락은 강제 징집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서방 언론은 이러한 현실을 대부분 외면한 채 군사지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전쟁 지속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지지는 2년 사이 63%에서 24%로 급감했다.
트럼프의 가자지구 평화 계획이 사실상 이스라엘의 점령 강화를 의미함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유럽 내 주도적 역할을 자처하며 800억 달러 규모의 재건 비용 부담에 나서려 한다. 그러나 독일은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을 방조하면서도 국제법 위반에 침묵하거나 정당화하며, 미국의 중동 전략에 부응하는 ‘특별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는 홀로코스트 책임을 넘어 석유·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미 제국주의 질서 속 지정학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럽과 아랍 국가들이 유엔을 통한 실질적 개입과 국제법 집행보다 미국 주도의 계획에 수동적으로 동참하면서, 독립적인 평화 구축 기회는 다시 놓치게 됐다.
1990년대부터 엑손모빌은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아틀라스 네트워크에 자금을 지원해 라틴아메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회의론을 퍼뜨리는 전략을 펼쳤다. 이들은 국제 기후 협약에 대한 반감을 조성하고, 다국적 석유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규제를 막기 위해 언론 기고, 세미나, 번역 출판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했다. 특히 1997년 교토의정서 협상과 1998년 COP4 회의를 앞두고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기후 정책이 경제를 파괴할 것이라는 주장을 확산시켰다. 이런 ‘기후 부정 외교’는 선진국 주도의 경제 논리와 인종·식민주의적 권력 관계를 활용해 기후 위기 대응을 수십 년간 지연시킨 원인이 되었으며, 오늘날까지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국제 조세 제도는 겉으로는 중립적이지만, 실제로는 탈식민 국가들의 주권을 구조적으로 제한해온 인종차별적 유산이다. 20세기 초 콜럼비아대 경제학자 에드윈 셀리그먼이 설계한 국제 조세 조약은, 유럽 식민지들이 독립한 후에도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권을 빼앗아 이들 국가의 병원·학교·사회기반시설 구축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 조세 질서는 흑인 주권의 가능성을 미리 차단했으며, 오늘날 미국의 인종 차별적 이민 정책과도 연결된다. 즉, 미국은 한편으로 흑인 난민을 거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을 만든 구조적 불평등에 기여해온 셈이다. 세금과 국경, 제국주의는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인종과 권력을 중심으로 얽힌 하나의 시스템이다.
미국 노동조합 중 하나인 전기노동자연합(UE)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격과 점령을 "집단학살"로 규정하며, 미국의 군사 원조 중단을 공식 요구했다. UE는 조합원들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팔레스타인 연대를 결정했으며, 이는 "한 사람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이라는 노동운동의 핵심 원칙에 기반한다. 노동자들의 세금으로 이스라엘의 무력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UE는 더 많은 노동조합들이 미국의 외교 정책에 독립적으로 대응하고, 군사적 지원 대신 복지와 공공서비스에 예산을 투입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2025년 네덜란드 총선에서 좌파는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전체 의석의 20%만을 차지했고, 이는 서유럽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반이민 극우 정당들은 일부 재편되었을 뿐 여전히 의회 3분의 1에 가까운 힘을 유지하고 있으며, 진보 진영은 정체성과 전략의 혼란 속에서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좌파 정당들은 경제 불평등, 주거난, 고용 불안 등 실질적 위기에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우파의 이민 프레임을 모방하거나 엘리트주의로 비춰지는 정책을 반복한 결과, 유권자들은 원본을 선택했으며 좌파는 존재감을 잃었다.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가 억만장자들의 공격과 도널드 트럼프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미국 좌파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무상 보육, 무료 버스, 임대료 동결 등 급진적인 생활비 완화 공약을 중심으로 대중의 지지를 끌어냈고, 기득권 정당 구조와 기업 자금에 기대지 않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시민들에게 강하게 다가갔다. 그러나 이번 승리는 출발점일 뿐이며, 맘다니의 개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노동조합, 풀뿌리 조직, 대중운동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좌파는 이제 선거 이후의 실천과 연대를 통한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2020년 뉴욕 주 하원의원 당선 직후부터 <자코뱅>은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의 정치 여정을 꾸준히 조명해왔다. 맘다니는 공공 서비스 확대, 부유층 과세, 팔레스타인 지지, 비영리 단체 규제 등의 급진 개혁을 추진하며 대중적 지지를 확보했고, 에릭 아담스 시장의 부패 스캔들 이후 시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버니 샌더스와 AOC 등 진보 정치인의 지지를 받으며 맘다니는 기성 정치 권력에 도전하는 새로운 다민족 노동계급 연합의 대표로 떠올랐으며, 이번 선거에서 시장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 단속을 명분으로 카리브 해에 대규모 군사력을 증강하며 베네수엘라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은, 미국의 전통적 중남미 개입인 '먼로 독트린'을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제국적 행보로 평가된다. 이번 조치는 과거와 달리 외세 차단이 아닌, 내정 간섭과 정권 교체 시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남미 대국인 베네수엘라를 표적으로 삼는 점에서 규모와 리스크가 훨씬 크다. 이는 중남미 국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미국의 역내 영향력을 장기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는 외교적 역풍을 야기할 수 있다.
미국의 고립주의 회귀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서 유럽연합은 단순한 경제 블록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갖춘 정치 공동체로 나아갈 것인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지금까지의 신자유주의적 통합은 사회적 불평등과 대중의 불신을 키웠고,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국의 유럽 이탈은 방위와 외교의 공백을 초래했다. 그러나 내부 정치 불안, 회원국 간 분열, 국민적 회의 속에서 정치적 연합을 실현하려면 사회 정의, 생태 전환, 공동 안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유럽 통합의 재설계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