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탄압하는 노무현은 선글라스 벗은 박정희”

민주노동당 결의대회 이어 범국민대회서 FTA반대 한목소리

"박정희가 유신 반대집회 무조건 봉쇄하던 것과 같아“
  한미FTA 6차 회담 이틀째인 16일 오후, 한미FTA저지 결의대회가 대학로에서 열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결의대회가 끝나고, 한미FTA저지를 외치며 신라호텔까지 행진했다./이정원기자

한미FTA 협상 저지 민주노동당 결의대회가 16일 오후 2시 40분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당원과 노동자, 농민 5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대회사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한미FTA 반대 시위에 장소를 제공해 불법 시위를 조장한다”는 경찰 측 주장에 대해, “노무현 정권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 결사의 자유를 허용했는가”라고 반박했다. 권영길 의원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지난 15일부터 협상장인 신라호텔 앞에서 연좌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이다.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한미FTA에 반대하면 집회도 열 수 없고 국회의원도 기자회견을 열 수 없다”며 “박정희가 유신 반대집회를 무조건 봉쇄하던 상황과 너무나 유사하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성현 대표는 “한미FTA 투쟁에 승리하지 않고 민주노동당의 대선과 총선의 승리는 없다”며 한미FTA 투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선포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한미FTA 반대 시위를 무조건 불허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노무현은 선글라스를 쓰지 않은 박정희고 참여정부는 군화를 신지 않은 유신정권이다”라며 비판했다.

"해산해야 할 것은 김종훈 대표와 협상단“
  한미FTA 저지 결의대회에 참가한 농민 수심이 가득찬 얼굴로 연설을 듣고있다./이정원기자

민주노동당 결의대회가 끝난 오후 3시 40분 한미FTA 저지 범국민대회가 연이어 열렸다.

대회가 시작된 지 10여 분 후 경찰 방송 차량이 나타나 “불법 집회를 중단하고 자진해산하라”는 방송을 시작했고, 차량이 집회 장소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집회 참가자 4명이 경찰차 뒤로 달려가 연좌시위를 벌였다.

범국민대회에서는 농민, 노동, 금융, 종교, 의료, 공공서비스, 영화, 지적재산권 등 각 부문 공대위 대표자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한미FTA저지 결의대회는 성조기 문양을 넣은 소 모형을 태우며 끝이났다. 결의대회가 끝나고 집회 참가자들은 한미FTA 6차 회담이 열리고 있는 신라호텔로 향했다./이정원기자

정용건 금융공대위 공동대표는 “한미FTA에서 이익을 얻는 자들은 초국적 자본과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부 관료와 보수 언론”이라고 외쳤다. 또한 우의영 문화예술공대위 공동대표는 경찰의 자진 해산 방송을 두고 “정작 해산해야 할 것은 협상장에 있는 김종훈 대표와 협상단”이라고 일갈했다.

오후 5시 집회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무리하고 종로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