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에 물이 차기 시작한 단식자들
효소와 소금마저 끊은 채 단식 65일을 맞고 있는 김소연 분회장과 유흥희 조합원은 심장에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소속 의사들은 14일 이들의 건강을 체크하며 “의료적으로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고 말하고, 장기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단식자들에게 이상증후가 발생되면 5분 이내로 병원에 이송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김소연 분회장과 유흥희 조합원은 여전히 물만 섭취하고 있으며, 병원후송과 어떠한 응급조치도 거부하고 있다.
마라톤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사회 각계에서 기륭분회 사태를 해결을 위한 움직임은 계속됐다. 기륭분회 농성장은 동조 릴레이 단식자들과 연대를 위해 달려 온 시민들이 끊이지 않았으며, 참여연대, 여성단체연합 등의 시민단체들은 14일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기륭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 날 유남영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권현황 파악을 위해 기륭전자 농성장을 방문해 단식자들을 만났다. 하지만 유남영 상임위원은 기륭전자 측의 거부로 사측과의 면담은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미치겠지만, 단식자들을 농성장에서 내릴 수 없다”
기륭전자 노사는 고용형태에 대한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금속노조 교섭단에 따르면 기륭전자 사측은 5개월 후 신설회사를 통한 조합원 10명 고용을 제시했지만, “신설회사를 통해 고용하겠지만, 법적인 책임은 질 수 없다”고 못박았다고 한다.
기륭분회 조합원들은 “합의를 위해 즉각적인 정규직화를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아무런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며 “도저히 받으라고 던진 제시안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기륭전자 사측을 규탄했다.
또한 기륭분회는 신설회사에 취업을 희망하는 22명의 조합원에 대한 고용을 요구했지만, 기륭전자는 10명만 고용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명했다고 전해졌다.
결국, 기륭분회는 14일 오후 8시경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결렬선언을 한 조합원은 물론 중재안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도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교섭결렬 선언을 마치고 기륭전자 앞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윤종희 조합원은 “교섭을 타결하고 두 명의 조합원을 병원에 보내고 싶었다”며 “미칠 것 같은 심정이지만 저 두 동지들을 농성장에서 내릴 수 없다. 어떤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두 동지의 뜻과 천일 넘게 싸워온 우리의 뜻 저버리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