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방송개혁위원회 설치령 의결에 따라 여권의 방송개혁 구상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온 방송관련 노동조합과 언론·시민단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단체들은 일단 방송개혁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방송위원회 노조는 2일 성명을 내어 “여권이 통합방송법 제정을 연기시켜 놓고 방송개혁위를 구성하는 것이 방송위원회의 위상을 왜곡해 방송을 장악하려는 음모임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방송노조연합(방노련)도 “옛 공보처 관료와 일부 의원들의 노골적인 방송 장악 준동이 계속되는 한 방송개혁위 설치에 동의할 수 없으며, 설치된다 하더라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38개 언론·시민단체가 참여한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련) 관계자는 “방송 노조 등이 강력히 반발하는 현 상황에서 참여를 결정할 수 없다”며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참여 요청을 해오면 그때가서 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노조·단체들과 여권 사이에 물밑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어 어느정도 조건이 합의되면 방송개혁위에 참여하기로 태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비록 여권 구상에 회의적이더라도 구성이 굳어진 방송개혁위에 참여하지 않으면 현안에 대한 의사 관철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결국 참여를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풀이다.

가장 격렬히 반발하는 방송 노조도 직접적인 이해가 걸린 방송구조 개편, 방송산업 구조조정 문제를 방송개혁위에서 의제화하지 않겠다고 여권이 확약할 경우 참여로 돌아설 전망이다. 방노련은 지난달 27일 김원길 국민회의 정책위 의장이 “방송 구조개편에 관해 당 차원에서 검토한 바 없으며, 일부 있었을지 모르는 논의도 어제부로 무효다”라고 말하자 1~3일 실시할 예정이던 파업 찬반투표를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방송개혁위가 가동되면 기존 통합방송법안과 성격을 달리하는 새 법안을 만들고 방송구조 개편을 비롯한 방송현안을 포괄적으로 다룰 것이 분명한데다, 여권이 논의 의제를 제한하겠다는 약속을 할 의지도, 능력도 없기 때문에 노조·단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타협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