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탄압 기업' GS칼텍스, 불량경유 대량유통

GS칼텍스해복투, 소비자 보상대책 마련 촉구

2004년에 있었던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650여 명의 조합원 전체에게 중징계를 내리고 30여 명을 권고사직 및 해고, 8명을 구속시키는 등 노동탄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GS칼텍스가 이번에는 불량경유를 대량 유통시킨 사실이 밝혀졌다.

GS칼텍스 측은 5월 초 주요 언론들이 "GS칼텍스가 4월 28일부터 이틀 동안 출고된 4800만 리터의 초유황경유를 긴급 회수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출고된 경유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한 데 대해 "등유식별제가 밸브 파손에 의해 경유로 들어갔다"며 "등유가 아닌 등유식별제이기 때문에 품질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소비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 해명했다.

  GS칼텍스 해복투 등은 16일 GS칼텍스 여수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측의 불량경유 유통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출처: GS칼텍스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해고자들, "GS칼텍스는 불량경유 보상대책 마련하라"

이와 관련해 GS칼텍스 해복투와 화학섬유연맹 광주전남본부,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등이 16일 GS칼텍스 여수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GS칼텍스의 불량경유 유통 과정을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큰 사건"이라며 "4800만 리터 경유 차량 100만 대 분량이 시중에 전량 유통되었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 대혼란을 야기시킬 것"이라 우려했다. 아울러 "검사한 후 출하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출하한 후 검사과정을 거쳐 확인 후 회수했다는 것은 생산 공정 과정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 지적했다.

GS칼텍스 측의 "석유제품에는 문제가 없으나 주유소 업자가 이를 악용해 경유와 등유를 섞어 팔아 이로부터 발생하는 피해를 GS칼텍스의 책임으로 돌릴 것을 우려해 유통된 제품을 비밀리에 긴급 회수하게 되었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책임을 주유소 업자에 돌리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GS칼텍스 해복투는 "회사측의 말대로 등유식별제가 첨가된 '사소한' 실수였다면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한데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출하했다는 것은 출하 이전에 샘플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제품을 비밀리에 회수하는 과정에서도 첨가제가 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GS칼텍스는 더이상 소비자를 우롱하지 말고 공개적 사과와 함께 소비자들의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며 "해고자들이 몸담았던 회사가 고객으로부터 외면받고 지탄받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명확한 보상대책을 마련할 것 △생색내기식 공익재단을 취소하고 지역 시민들을 위한 지역사회발전기금을 여수시에 출연할 것 △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해 당사자와 적극 대화할 것 등을 GS칼텍스 측에 촉구했다.

GS칼텍스는 2005년에도 토양오염 사고를 일으킨 후 각종 환경 수치를 축소 은폐하려다 발각돼 '부도덕한 기업'으로 지탄받은 바 있으며, "오는 2012년 여수해양박람회 유치를 위해 전향적인 자세로 해고자 복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여론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