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트럼프 진영은 공포에 질린 채 무력한 분노 속에서 끊임없이 불길한 뉴스만 계속 찾아보는 행위을 하거나, 효과 없는 시위에 나서거나, 체념하고 철수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후자의 선택지는 일정 수준의 안전을 보장받고 있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뿐이다. 트럼프 시대를 따라잡는 것은 지적, 감정적, 신체적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이다. 그것도 비교적 안정적인 종신 교수직에 있다면 그나마 견딜 수 있다. 하지만 해고된 공무원, 테러 혐의로 기소 위협을 받는 시위자, 강제 추방을 앞둔 이민자라면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지난주 중반,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조치가 세계 경제에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홍콩에 본사를 두고 케이맨 제도에 등록된 대기업 ‘CK허치슨 홀딩스’는 글로벌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아무런 예고 없이 이 회사는 자회사인 ‘허치슨 포트 홀딩스’의 80%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파나마 운하 양단에 위치한 발보아(Balboa)와 크리스토발(Cristobal) 항만의 90% 지분도 포함되며, 매입 주체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다.
전체주의 사회에서는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주입한다. 그런 사회가 배출하는 학생들은 역사와 정치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채, 강요된 역사적 망각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이들은 비판가나 혁명가가 아니라, 체제에 순응하는 하인과 변호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