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1]
[이수호의 잠행詩간](10)
내 속에 가시가 있어 /나를 찌른다
내 속에 가시가 있어 /나를 찌른다
아카시아꽃 향기는 치명적이다 /아카시아 줄기에 가시가 돋은 이유이다
숨을 곳이 없다 숨을 수도 없다 숨어서도 안 된다 숨기도 싫다
씀바귀 꽃 샛노랗게 핀 언덕길 걸으며 /너를 생각 한다
누워서 자는 것보다 앉아서 조는 게 /훨씬 짜릿할 때가 있다
그렇게 눈을 감고 있으려면 /안경은 왜 쓰고 있냐고 /너는 안타까워한다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었다 /편지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아팠다
오늘은 흐리고 바람도 없다 /나무도 흔들림 없이 서서 침묵하고 /꽃들도 색깔을 죽이고
몰래 /흐르는 물 위에 /사랑을 쓰고
쓰러져가던 바보 놈현이 /보란 듯이 벼랑에서 몸을 던지며 /명바기에게 비수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