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이 이날 폭로한 명단에는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등이 포함되어 있어 파문은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금품 전달한 적도 있다"
사제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종찬 수석에 대해 "삼성의 관리대상으로 평소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이 수석은 현직 고검장 신분으로 삼성본관 이학수 사무실을 방문하여 여름휴가비를 직접 받아간 적도 있다"며 "이 일로 삼성 구조조정본부 직원들이 수근대며 비아냥거리기도 하였다"고 소개했다.
사제단은 김성호 내정자와 관련해서는 "삼성의 관리대상으로 평소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며 "김용철 변호사가 김성호에게 직접 금품을 전달한 사실도 있다"고 전했다.
황영기 전 행장에 대해서는 "재직 시 금융기관의 본질인 공신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삼성 비자금 차명계좌 개설 및 관리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황 전 행장에 대해 "이렇게 불법행위를 저지른 금융기관의 수장이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국가기관의 수장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더욱이 우리은행과 삼성증권은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가 진행 중인 마당에 만일 황영기가 금융위원장이 된다면, 자신이 자신을 단죄해야 하는 바 금융위원회 본래의 기능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고 밝혔다.
사제단 "이종찬.김성호.황영기 스스로 물러나라"
▲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 |
사제단은 이날 추가 명단 공개에 대해서는 "삼성과 심각한 유착관계에 있고, 정기적 뇌물공여대상이던 사람이 새 정부 핵심직책을 맡거나, 국가정보기관의 수장이 되고, 과거 금융비리의 책임자가 국가금융감독 및 법령제정의 책임을 맡는 사태가 닥쳤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사제단은 이종찬 민정수석비서관 등 3인에 대해 "거명된 분들은 저희 사제단의 고뇌와 충정을 이해하시고 스스로 공직을 거절하거나 사퇴하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