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김소연 분회장을 비롯해 그녀의 동지들은 여전히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 사이 KTX, 뉴코아-이랜드, 광주시청 등 각 사업장의 여성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외치며 기륭의 뒤를 이었다.
8일 3.8세계여성의날 100주년을 맞아 '3.8세계여성의날100주년투쟁기획단'이 주최한 '서울지역 여성노동자 한마당'에서 김소연 분회장은 "삼 년째 여성의날 대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은 변함 없이 열악하다"며 "'세계여성의날'이 기념하고 축하하는 날이 아니라 더욱더 강력한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회는 오전 11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0여 명의 여성노동자, 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여성비정규직을 심화하는 비정규직법 폐기와 △여성의 빈곤,불안정 노동을 확대하는 FTA 반대 △정규직화 쟁취를 촉구하며 약 1시간30분동안 진행되었다.
▲ 3.8세계여성의날100주년을 맞아 서울지역 여성노동자 한마당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
공공노조서울본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뉴코아노동조합, 사회진보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20개 노동,여성사회단체로 구성된 '3.8세계여성의날100주년투쟁기획단(38투쟁기획단)'은 "여성노동자 스스로가 투쟁의 주체로 일어서고 서로 연대하면서 자신들의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웠고, 이를 통해 자신의 현실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바꿔왔다"며 "2008년 3.8 여성의 날 또한 이런 정신을 이어받는 여성노동자의 투쟁과 연대의 날이 되어야 한다"고 대회의미를 밝혔다.
38투쟁기획단은 "100주년 3ㆍ8 여성의 날을 빈곤, 저임금, 비정규직에 시달리는 여성의 현실을 폭로하고 그에 맞선 여성의 투쟁을 선포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용준 민주노총서울본부 수석본부장은 "함께 투쟁하고 생활하고 있지만, 소위 특별한 날이 아니면 여성노동권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지 못하고 있다"며 "수년째 투쟁하는 여성비정규직 노동자가 존재하는 지금의 현실, 이땅의 여성노동권이 바닥에 떨어진 지금의 현실을 개탄만 할 것이 아니라 함께 투쟁하면서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윤경 이랜드일반노조 사무국장은 "대다수 젊은 남성 관리자 밑에서 나이 많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일을 해야 하는 유통현장은 남녀차별이 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그러나 집과 일터 밖에 모르던 이랜드 여성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면서 역사의 한 주체가 되고 있다"며 연대를 호소했다.
또한 한원순 공공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덕성여대분회 분회장은 "용역직원은 노조를 만들 수 없는 줄 알았는데, 포악한 소장 밑에서 일하다가 노조 만든 이후에 소장도 내보내고 임금도 올려받고 노동환경도 개선되고 있다"며 "뭉치면 안될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1시 30분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3.8여성의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후 오후 5시부터 홈에버 상암점 앞에서 투쟁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