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투표율이 핵심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흑색선전식의 비방과 색깔론 논쟁까지 야기하는 주장도 등장하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 주민투표를 독려하는 문자 내용 [출처: 트위터 @egunkim] |
특히 이 문자내용은 전면적 무상급식을 허용하게 되면 동성애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하면서 주민투표 참여여부에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식의 흑색선전은 지난 3일경 귀뚜라미그룹 최진민 회장이 사내 통신망을 통해 "학교에서 공짜 점심을 먹이는 건 서울역 노숙자 근성을 준비시키는 것"이라며 한 차례 논란이 되고 난 후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문자메세지를 받은 이들이 트위터를 통해 문자메세지를 공개하고 '황당하다', '왜곡선전이 심하다' 등의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 @mindjj 님은 "교회가 세상 걱정을 하는게 아니라 세상이 교회 걱정을 하게한다"고 말했다. @hn_griff 님은 무상급식하면 동성애자 확산된다는 온누리교회 문자의 논리라면 오세훈은 단계적 동성애자 확산론자"라고 비꼬았다.
서울시교육청은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안을 연관시키는 것에 대해 "아직 학생인권조례안을 만들지도 않았고, 시민단체의 발의안에도 채플수업 폐지등의 내용이 없기에 허위사실유포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누리 교회측 관계자는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주민투표에 대해 문자를 보낸 적은 없다"면서 교인들의 문자발송 가능성에 대해서는 "교회측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8월 23일 아침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한 노재성 복지포퓰리즘 추방운동본부장'은 "복지란 부유한 사람들이 돈을 내 가난한 사람들 도와주는 것이다. 무상급식을 하자고 이야기 하는 것은 북한식 배급제로 가자는 것"이라며 "아침일찍 투표를 해달라. 부유층에 대한 급식을 하는 복지포퓰리즘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해 투표를 호소했다. 노 본부장의 '북한식 배급제' 언급은 무상급식을 놓고 색깔론으로 확대될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노 본부장은 "무상급식을 하자는 것은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등록금을 하자는 것이다. 이거 하면 나라가 거덜난다는 것을 시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포퓰리즘추방운동본부는 23일 10시 30분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며 "자정까지 서울시내에서 투표를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부자급식', '복지포퓰리즘' 등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 결코 아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해 관심을 끌고있다.
이 교수는 "재정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전면 무상급식을 부자급식이라 반대한다는 말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보수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부유층에 돌아갈 추가적인 조세부담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공짜점심에서 얻는 혜택보다 조세부담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무상급식이 재정건전성에 위협을 준다는 주장은 세금 부담에 대한 논점을 흐리는 일"이라며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이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은 무상급식이 아니라 부자증세"라고 밝혔다. 그동안 오세훈 시장은 "전면 무상급식 하고싶지만 예산이 부족하지 않냐"라고 말해왔는데 이에 대해 이준구 교수는 "무상급식 하나로 거덜날 살림이면 쓸모없는 토목공사에 쓴 수십조원으로 나라살림 거덜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24일 서울시에서 실시하는 주민투표는 소득하위 50%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 실시와 소득 구분없이 무상급식 실시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