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차원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당 단독으로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처음이다.
▲ 28일 문정현 신부는 국방위 회의가 열리기 전 9시 30분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예산 삭감과 건설사업 중지를 촉구했다. [출처: 김용욱 기자] |
국방위 여야 간사는 28일 아침부터 이견을 좁히기 위해 절충을 시도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11시 40분께 새누리당 의원 8명과 무소속 김형태 의원만이 참석한 가운데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방위사업청은 2013년 제주해군기지 건설예산으로 2009억원을 요구했지만, 야당의원들은 해군기지 사업재검토를 요구하며 예산을 삭감하려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에 반발해 예산의 원안통과를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은 “제주해군기지 사업은 이미 결정돼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라며 “여기서 더 예산을 삭감하자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당의원들은 ‘국회선진화법’으로 새누리당 단독 처리를 물리적으로 막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은 “갈등이 있는 사안을 이런 방식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예산안 처리를 막지는 못했다.
민주통합당은 오후 2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위원회가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한 전례는 없다”며 “‘제주도와의 협정서 체결’ 등 5가지 권고사항을 정부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새누리당이 무시”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한편, 강정마을회는 국방위 예산소위가 시작되기 전인 28일 오전 성명을 내 “국회는 여야를 떠나 제주해군기지 2013년도 예산을 전면 삭감하라”고 촉구했다. 강정마을회는 “(해군기지는) 설계오류뿐만 아니라 부실시공에 대한 증언도 이어지고 있으며 무리한 야간공사로 예인선이 침몰해 유류 유출에 따른 해양 오염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정마을회는 이어 “잘못된 사업에 예산을 배정하는 것 자체가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의 이익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오늘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당을 떠나 예산을 전면삭감하는 것에 여야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면 끝내 국민을 우롱한 죄를 면치 못할 것”이라 경고했다.
문정현 신부도 국방위 회의가 열리기 전인 9시 30분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통해 예산 삭감과 건설사업 중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