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튀니지 선거위원회는 26일(현지시각) 실시된 총선에서 ‘니다투니스’가 38%로 전체 217석 중 83석을 얻었다고 밝혔다. 반면, 이슬람주의의 현 여당 엔나흐다는 31%로 68석을 얻어 2위에 머물렀다. 이외 시장 노선을 표방하는 자유애국연합(UPL)이 17석(7%), 맑스레닌주의와 아랍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인민전선이 12석(5%)을 얻을 전망이다.
[출처: 알자지라 화면캡처] |
니다투니스는 2011년 튀니지 혁명으로 축출된 벤 알리의 여당 전 입헌민주연합(CDR) 출신이 주축이 돼 결성한 정당이다. 이 때문에 비판가들은 니다투니스가 집권할 경우 독재가 부활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지자들은 반대로 이 정당만이 엔나흐다에 맞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니다투니스가 제1 정치세력으로 부상하면서 내달 치러지는 대선에서도 이 정당 대통령 후보인 베지 카이드 에세브시 당수의 승리가 유력시되고 있다.
그는 튀니지 초대대통령 하비브 부르기바 시절 내무, 국방과 외무장관직을 맡아 국정 운영에 경험이 많은 인물이다. 벤 알리 정권에서는 국회 의장으로도 일했다. 2011년 튀니지 혁명 직후에는 모하메드 간누시 총리 사임 후 과도정부 총리를 맡아 같은 해 10월 23일 튀니지 제헌의회 선거로 엔나흐다가 집권하기까지 국정을 운영했다.
이 같은 구세력의 부상에는 집권 엔나흐다의 무능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알자지라>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엔나흐다당은 경제 후퇴와 과도정부 운영에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튀니지인들은 (이번 선거에서) 구 기득권 엘리트를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내달 23일 대선...내각 수립하면 과도체제 종결
엔나흐다당은 2011년 튀니지 혁명 후 처음 실시된 자유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했었다. 그러나 이 정당은 경제 위기 지속, 사회정책 후퇴, 좌파 정치인에 대한 암살에 연루됐다는 의혹 등으로 퇴진 여론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말 야권과의 합의 하에 사퇴하고 과도 정부를 수립했었다.
새 의회가 개원하면 현재 과도정부는 해산된다. 연말 대통령 선거 뒤 내년 2월 말 새 내각이 들어서면 4년 간의 과도 기간은 종결된다.
내달 23일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는 27명의 후보자가 뛸 예정이다. 엔나흐다는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니다투니스의 베지 카이드 에세브시 당수, 공화의회당(CPR)의 몬세프 마르추키, 자유애국연합의 슬림 리아히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튀니지 좌파 인민전선도 대선에 참가한다는 방침이다. 인민전선은 2011년 튀니지 혁명 후 민주애국당, 노동자당 등 튀니지 9개 정당과 개인 다수가 참여해 결성한 좌파동맹이자 선거동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