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13일 오후 8시부터 14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회의를 통해 당 혁신 결의안을 재석 545명(의결정족수 273명), 찬성 541명, 반대 4명으로 가결하고, 혁신 비대위 구성의 건을 재석 545명, 찬성 536명, 반대 9명으로 통과시켰다.
중앙위 결과가 나온 이후 심상정, 조준호, 유시민 공동대표는 약속대로 공동대표직을 사퇴했고, 강기갑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내홍을 수습해 나갈 예정이다. 공동대표단은 사퇴에 앞서 당 대표단 회의를 통해 장원섭 사무총장을 해임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공동대표와 임기를 같이해야 하는 장원섭 사무총장이 총장직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파악돼 당 대표단과 중앙위 의장단에 대한 물리적.정치적 방해 행위 등 일련의 행위에 책임을 물어 즉각 해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또한 “사무총국 당직자 임면 권한이 혁신 비대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혁신 비대위는 6월 말까지 당 쇄신과 당직선거 전반을 관리하게 된다. 또한 부정선거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활동 결과에 근거한 후속조치와 투명한 선거시스템 구축 등을 통하여 새 지도부 선출을 원만하게 마무리한 후 해산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당권파 그룹이 비례대표 총사퇴를 거부할 가능성이 커 당 내홍이 조기에 마무리 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폭력사태까지 일어난 마당에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가 끝까지 버틸경우 수면 아래에 있던 집단 탈당 움직임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이석기 당선자 사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당과 민주노총 일각에선 당권파 그룹이 이석기 당선자를 무리하게 지키려다 당권의 핵심인 당 총무실 장악력 와해나 노동계에서의 고립 등으로 파장이 번질 것을 우려해 이석기 당선자 사퇴 가능성도 조금씩 언급하는 상황이다.
3인의 공동대표는 중앙위 결과 집계가 끝난 14일 오전 11시에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중앙위 결과 발표와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심상정 공동대표는 “여전히 당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위기에 처해있다”며 “당원들이 강기갑 비대위위원장을 중심으로 굳건하게 서 주시라”고 당부하며 눈물을 보였다.
유시민 대표는 “당원여러분께서 강기갑 위원장을 중심으로 마음을 모아 혼돈에 빠진 당을 다시 세우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과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쓸모 있는 당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밝혔다.
조준호 대표도 사임의 변을 말하다 끝내 울먹였다. 조준호 대표는 “민주노총 위원장을 했던 사람으로서 노동자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부여한 준엄한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다시 한 번 죄송스럽게 여긴다”며 “민주노총이 당에 대한 애정과 사랑,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당의 주인은 노동자 기층 대중과 진보를 바라는 국민들이다. 주인이 주인으로서 참여하고 질책하고 변화를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장원섭 사무총장은 퇴임의 변이 담긴 보도자료를 통해 “분당 때도 지켜졌던 당원 중심의 당 운영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상호 신뢰가 무너지고 오해가 불신을 낳고 불신이 합당정신을 무너뜨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끝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