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로 떠오른 국정원, 이적異的 행위의 기록
① 종북몰이 타깃이 된 민주노총 “노동 3권이 위험하다”
② 국정원의 위험한 직업활동, ‘프락치’ 공작사건
③ “형님”과 ‘수사관’의 경계에서 조작된 대공수사
④ 국정원-보수언론-보수단체 삼각구도가 만든 ‘세월호의 나쁜 아빠’
⑤ 국가정보원의 집행검 ‘국가보안법’
1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문제를 두고 “해외 수사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국내에 있는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하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언론은 방첩 당국의 일방적인 혐의와 주장을 ‘[단독]’이라는 이름을 달고 간첩단 기사를 어지럽게 쏟아내고 있었다. 마치 시위라도 하듯이 베트남 하노이, 라오스, 캄보디아 프놈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중국 북경 등 해외 도시 이름이 접선 장소로 거명됐다. 그러니 해외에서 암약하고 있는 북한 공작원에 대한 정보도 없는 경찰이 어떻게 대공수사를 담당할 수 있을지, 대통령의 논리도 제법 설득력 있어 보인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공수사’에는 이상한 시스템이 작동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북한에 대한 정보, 특히 북한 공작원에 대한 정보는 모조리 국정원이 독점한다. ‘누군가’가 해외에 나가 ‘누군가’를 우연이든 계획적으로든 만났을 때, 국정원에서 ‘이 사람이 북한의 공작원’이라고 하면 그것을 탄핵할 도리가 없다. 언론에까지 대서특필되고 나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지목된 이는 무력해진다. 누군가를 지목해 ‘북한의 공작원’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국정원이요, 증인이 될 자도 결국엔 국정원이다. 주장하는 자가 곧 증인이다.
하다못해 이어질 기사에서 다룰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의 수사·기소·공판검사들마저도 국정원에서 제출한 증거에 ‘속아서’ 유우성 씨를 수사·기소했다고 주장해 처벌을 면했다. 이쯤 되면 해외에서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간첩 사건은 ‘믿음’의 문제가 된다.
여기 “국가정보원 ‘프락치’ 공작사건”이라고 불리는 한 국정원 이적(異的) 행위의 기록이 있다.
국가정보원 ‘프락치’ 공작사건
프락치: 「명사」 특수한 사명을 띠고 어떤 조직체나 분야에 들어가서 본래의 신분을 속이고 몰래 활동하는 사람(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제가 그동안 잘못을 저질렀고, 참회하는 심정으로 그들과 싸우려고 해요.”
“전 이제 노예생활을 정리할 거예요.”
2019년 8월 23일 ‘김대표’는 통일경제포럼 회원인 선배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머니투데이 기자를 찾아가 인터뷰를 시작했다. 8월 26일 머니투데이는 “[단독]국정원, 문 대통령 뜻 거역한 민간인 사찰 이어왔다” 기사를 시작으로 “[단독]프락치에 한달 400만원씩…국정원 ‘RO처럼 10억원 주겠다’” 등 5건의 기사를 하루 만에 숨 가쁘게 토해냈다. 보도가 나오자 국정원은 김대표가 “자발적으로 협조한 사안”이며, “2007년부터 현재까지 국정원 대공수사부서가 담당하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조직에 대한 내사 사건”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폭로는 멈추지 않았다. 8월 27일 머니투데이는 “[단독]생활고 때 건네진 국정원 검은돈, 거절할 수 없었다” 등의 기사를 이어서 보도했다.
신변보호가 필요했다. 김대표와 사찰대상이 됐던 피해 단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천주교인권위, 참여연대 등이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제보자로서 신변보호조치를 요청했다. 신변의 불안정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이 사건을 다시 찬찬히 기록했다. 당시 진상조사에 참여했던 조지훈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는 “많이 불안해 보였다.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고, 자기 삶과 생활에 대한 비애 뭐 이런 느낌도 있었다”라고 김대표에 대한 인상을 기억했다.
김대표의 진술을 들은 조지훈 변호사를 비롯한 국정원감시네트워크의 변호사와 활동가들은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자 활동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국정원이 친분관계를 악용해 인격권을 침해하거나 왜곡하며 대공수사를 한 부분이 명확하다고 판단했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2019년 9월 24일 「국가정보원 ‘프락치’ 공작사건 진상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 국정원이 지급한 녹음기와 위장용 가방. 3중으로 위장이 되어 있다. [출처: 국정원감시네트워크] |
‘인간의 궁핍’을 파고드는 수사기법
‘인간의 궁핍’을 파악하고 그 틈을 파고드는 것은 국정원의 대공 수사기법이었다. 국정원은 인간의 사회적·경제적 궁핍함을 파고들어 대가를 빌미로 정보원을 포섭했다. 그렇게 김대표는 이른바 국정원의 유급정보원이 됐다.
김대표는 2002년 서울대에 입학했다. 2006년엔 단과대학 학생회장이 됐다. 한총련 대의원이었다. 학생회장을 하던 중 군에 입대했다. 기무사는 김대표에게 ‘학생운동한 사실을 자수하라’고 종용했다. 힘겨운 군대생활을 벗어나고 싶었다. 김대표는 국정원에 정치조직에서 활동했다고 신고했다. 그 이후 김대표에게 군 생활과 관련한 특이한 기억은 없다. 국정원 직원이 간헐적으로 찾아오긴 했으나 그뿐이었다.
2014년 10월이었다. 당시 캠핑 사업을 하고 있던 김대표에게 국정원 직원 세 명이 찾아왔다. 스스로를 ‘RO(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했던 사람이라며 ‘사업’을 같이 하자고 했다. “경기동부 RO 중에서 처벌을 받은 사람이 일부고, 아직 잔당이 남아 활동을 하는데 우리는 일망타진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하여 관계만 유지해 달라.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김대표가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최 모 국정원 직원은 “요즘 힘드시죠”라고 말하며 본인들과 일을 하면 사업에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머뭇거렸다. 국정원 직원들에게서 바로 다음 날부터 전화가 왔다. 그때부터 만남이 이어졌다. 국정원 직원들은 수시로 호텔과 룸살롱에서 만나자고 했다. 선배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 알고 있냐’고 물었다. 알고 있다고 대답하자 연락할 수 있냐고 물었다. 연락처가 없다고 하자 국정원 직원이 연락처를 줬다. 어색해서 하기 어렵다고 하자 가장 친한 친구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국정원 직원 세 명은 이렇게 김대표를 몇 차례 만나고 나서 ‘협조 의향’을 파악한 다음 내부 심사를 거쳐 김대표를 이른바 국정원의 유급정보원으로 채용했다. 국정원은 내부 규정에 따라 책정된 보수와 격려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국정원은 프락치 활동이 별 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거봐라 쉽지 않냐. 이렇게 개인 시간 좀 내면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만나서 얘기를 솔직히 전해주면 된다.”
김대표는 경제적으로 사정이 너무 어렵기도 하고 국정원이 제시한 방법이 불법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대표는 주변 사람들을 사찰·감시하는 ‘사업’을 하기로 했다. 김대표가 ‘사업’을 수락하자 국정원은 녹음기를 부착한 가방을 제공하고 친한 친구를 시작으로 예전에 알았던 친구들까지 만날 때마다 녹음을 하라고 지시했다. 가방이 불편하다고 하자 갤럭시 탭에 ‘하이 큐 레코드’라는 앱을 깔아서 제공해 주었다. 그때부터 5년간 김대표는 사람들과의 모든 대화를 녹음해 국정원에 제공했다. 초기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이후엔 적어도 한 달에 두 번씩 모임을 가졌다. 김대표가 참여하고 있었던 ‘통일경제포럼’ 뿐만 아니라 민주동문회 송년회, 지인의 결혼식 등 가리지 않고 녹음됐다. 국정원 직원은 그 근처에서 감시하고 촬영했다. 심지어 김대표 본인 아들 돌잔치에 초대할 사람도 국정원 직원이 정해주었고, 돌잔치를 하는 동안에도 녹음기는 돌아갔다.
▲ 국정원이 지급한 갤럭시탭. ‘하이큐'라는 앱이 깔려 있다. [출처: 국정원감시네트워크] |
국정원은 ‘프락치’의 대가로 김대표에게 한 달에 200만 원을 지급했고, 허위 진술서를 작성할 때마다 50~80만 원의 현금을 추가로 지급했다. 국정원은 2014년 10월 15일부터 2019년 8월 19일에 이르기까지 약 123회에 걸쳐 대략 1억 6천만 원가량의 돈을 김대표에게 지급했다.
사업=‘임팩트 있게 그림을 만드는 일’
2015년 4월경부터 김대표는 국정원 직원들과 ‘그림을 만드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국정원 직원은 “그림을 그려 공안검사에게서 오케이 사인이 나오고, 공안 판사랑 얘기해서 영장만 나오면 우리가 모든 걸 할 수 있으니 임팩트 있는 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5년 10월경 김대표는 캠핑장을 방문하겠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 과거에 같이 활동했던 학교 친구였다. 국정원 직원은 친구가 소개해 준 이름 모를 조직원이 와서 김대표가 총화를 하고 조직원이 된다는 ‘그림’을 그렸다. 김대표는 국정원 경기지부 변호인 접견실에서 어떻게 그림을 그릴지 설명을 들었다. 국정원 직원은 가방과 녹음기를 준비해줬다.
친구가 캠핑장에 오는 날 국정원 직원이 소화기 모양의 감시카메라 두 개를 가져와서 설치했다. 그리고 친구가 다녀간 다음 날 김대표는 국정원 경기지부에서 진술서를 작성했다. 친구가 소개해 준 고려대 출신의 지하혁명조직원에게 총화를 하고 조직원이 됐고, 그 조직원은 총화를 하고 중국으로 밀항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서울대 고려대 민주동문회 지하혁명조직’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김대표는 “주체사상을 신봉하며 북한의 대남혁명 노선에 따라 사회 각계각층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허위 진술서를 썼다.
국정원 직원은 ‘그 기획은 너랑 나랑 죽을 때까지 무덤까지 갖고 가는 거야’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진행했다고 들었다. 진술서를 작성하는 날 룸살롱에서 ‘축하한다. 지금부터 우리는 그림을 그려나가면 된다’며 자축하는 분위기에서 술을 마셨다.
과거에 같이 활동했던 친구는 기자였다. 김대표가 게임기를 사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내려가는 길에 마침 공군 관련 취재를 하고 있다며 근처에 있으면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성남 혹은 안양의 미군기지 앞에서 만난 걸로 김대표는 기억한다. 국정원에서 연락이 와서 친구를 만날 것 같다고 하니 녹음을 잘하라고 했다. 친구는 취재한 기사를 데스크에 보내고 있었다. 김대표는 이를 두고 “기자로 활동하면서 군사정보를 빼내어 조직 윗선에 보고”했다고 진술서를 썼다.
국정원이 CCTV 설치한 방으로 유인하다
국정원이 주요 사찰 대상으로 지목했던 최승제 당시 통일경제포럼 운영위원장을 김대표가 만난 것도 이즈음이었다. 최승제 운영위원장은 김대표를 잘 알지는 못했다. 학교에 다닌 시기도 제법 차이가 났다. 사범대 학생회장이라 안면 정도 있는 사이였다.
당시 통일경제포럼은 서울시에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돼 있어 서울시의 관리 아래 사업이 진행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같은 통일 문제 전문가들도 종종 초빙해 강의를 들었다. 최승제 운영위원장은 서울에 올라올 일이 잦아졌다. 숙소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2016년 10월경 김대표가 숙소를 구해보겠다고 나섰다.
김대표는 국정원 직원의 돈으로 숙소를 구했다. 국정원 직원은 처음 한 달간 최승제 운영위원장이 눈치챌지 모르니 가짜 CCTV를 설치하자고 했다. 부엌 입구에 화재감지기 모양의 CCTV가 설치됐다. 한 달 동안 눈치를 채지 못하자 국정원 직원은 “진짜 CCTV를 설치해도 되겠네”라고 말했다. 실제 CCTV를 설치했는지는 김대표 역시도 알지 못한다. 국정원 직원은 김대표에게 “우리가 설치했어도 김대표에게 설치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김대표가 부자연스러울 테니”라고 했다. 그런데 그 후 국정원 직원은 김대표에게 “(최승제 운영위원장이) 옷장에서 책을 꺼내 본다. 확인해 보라”는 등 CCTV로 지켜보고 있는게 느껴졌다.
단둥 기행, 블라디보스토크 답사…그리고 북한 공작원 접선
2017년 5월에는 통일경제포럼에서 겨울부터 준비한 단둥기행에 갔다. 국정원 직원은 이미 통일경제포럼팀이 묵을 숙소의 맞은편에 자신들의 숙소를 섭외해 놓았다. 촬영장비까지 세팅하고 기다렸다. 국정원 직원은 일정 전체를 따라다니며 녹음하거나 촬영했다. 국정원이 촬영한 영상은 김대표가 진술서를 쓰는데 활용됐다. 단둥기행 마지막 날 단둥역에서 일행 중 3명이 함께 역 안으로 들어갔다가 1명이 역 밖에 서서 담배를 피는 장면이 촬영된 영상을 보면서 “한 명이 망을 보고 두 명이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것”이라고 또 허위진술서를 썼다. 김대표는 국정원 직원들이 중국 공안을 통해 역 내 CCTV를 확보할지 말지 이야기 나누는 걸 들었다.
진술서라는 것은 그저 내키는 대로 쓰는 것이 아니었다. 항상 가이드라인이 있었다. 미리 확인한 녹음 파일과 영상이 활용됐다. 국정원 직원이 손글씨로 진술서에 기재할 내용을 한 장 정도로 요약해 오면 그대로 작성했다. 허위의 진술서를 작성하면서 김대표는 물었다. “없는 일인데 이렇게 써도 되나.” 국정원 직원은 답했다. “불법이지만 니가 진술을 이렇게 하면 합법이 돼.”
2019년 2월 통일경제포럼에서는 블라디보스토크 답사를 갔다. 역시 국정원이 미리 촬영장비를 구비해서 일정 내내 동행했다. 통일경제포럼 측 실무진이 미숙해 여행일정에 혼란이 있었다. 예약 일정이 틀어지고 국제버스 탑승도 헛갈려서 허둥지둥하자 김대표는 또 허위 진술서를 썼다. ‘북한 공작원을 만나기 위해 정보기관을 따돌리려는 목적으로 여행 일정을 자주 바꾸었다’고, 국제버스 시간표를 보기 위해 외국 사이트에 접속한 것은 ‘북한 공작원과 만나기 위해 외국 포털을 이용해 날짜를 잡았다’고 진술했다. 4시간 정도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일행 중 한 명이 1시간 정도 시장에 갔다. 김대표는 담배를 피며 시장에 가는 일행의 뒷모습 외에는 본 것이 없었다. 그러나 김대표는 ‘북한 공작원을 만나기 위해 건물에 들어갔다 나오고, 장소를 변경해 가면서 미행을 따돌리며 북한 공작원을 만나 지령을 받아 대오에 복귀하고 다시 국경을 넘었다’고 진술했다.
국정원의 생존권 싸움
국정원감시 네트워크는 ‘국정원 프락치 사건’의 사찰 피해자들과 함께 국가정보원법 위반, 국가보안법위반(무고·날조),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허위공문서 작성 등으로 고소·고발했다. 이 사건을 두고 국정원은 ‘합법적인 수사활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직원들은 유급정보원으로 김대표를 고용한 것은 인정했지만 진술서에 가이드라인을 주거나 조작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국정원의 편을 들어 불기소했다.
조지훈 변호사는 검찰의 결정에 대해 “국정원에 면죄부를 주는 수사”였다고 평가한다. 경제적 궁핍을 파고들어 친분관계를 악용하는 국정원의 수사기법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이 결론으로 똑같은 일이 반복돼도 처벌할 수 없게 됐다. 조 변호사는 이런 결론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정보원을 활용해서 장기간 내사를 하고 사건을 만드는 데 활용”한 것이 이 사건의 요체이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은 사상범이기 때문에 사상적인 문제에 대해 증거를 수집하려면 이런 방법이 유력하다고 주장한다. 내부 규정도 가지고 있고, 그 규정에 따라 활동비 명목으로 많은 돈을 지급했다. 이것이 맞는 방식인가. 실제 사상범이라는 게 없는 것이지 않나.”
사찰 피해자 중 한 명이었던 최승제 씨 역시 검찰의 결론을 인정할 수가 없다. 국정원의 내사라고 하는 것은 결국 “20년 전 학생운동 전력을 가지고 그린 그림”에 불과했다. 모든 것이 녹화, 녹음됐으니 이제 더 이상 민주동문회 같은 것도 하지 못한다. 최 씨는 “서로 못 믿고 그냥 각자 살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씁쓸히 말했다. 그는 최근 여러 국정원발 간첩 사건들을 두고 마치 “국정원의 생존권 싸움”으로 보인다고 했다.
“음지에서 일해야 할 국정원이 양지로 나온 것이다. 대공수사권 부분을 문재인 정부에서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간첩단 사건이나 조직 사건은 언제든 만들어질 수 있다. (국정원의) 직업 활동이다. 국정원의 생존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