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40분 경 국회 방청을 마친 민주노총 지도부가 속속 국회앞 집회 장소로 도착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오늘 환노위는 비정규 법안을 회부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다루었다. 그 전에 이번 국회 내에 상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었지만 그 약속을 믿을 수 없었기에 방청투쟁을 진행했다"라고 말하고 "오늘 결정사항은 6, 7일 공청회를 열고 이후 법안소위에서 논의한다는 것이다"라며 환노위 결정사항을 보고했다.
이수호, "이제 비정규직 권리 입법 투쟁으로 나가자"
이수호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오늘까지도 노동부는 확실하게 비정규법안 처리 강행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이었는데 사실상 올해 내 강행을 유보시킨 것은 이제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선도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이다"라고 말하고 앞으로도 "우리 스스로를 격려하며 다시 한 번 투쟁을 일으켜내자. 민주노총은 언제든지 다시 총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웅, "저 동지들 어떻게 할 거냐" 멱살잡이
이수호 위원장의 보고 발언 이후 사회자가 집회 마무리를 선언했다. 잠시 뒤 9시 45분 경 조성웅 현대자동차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이 신승철 민주노총 미조직특위 부위원장을 잡고 "저 동지들 어떻게 할 거냐. 내게 제대로 이야기해라. 만약 그렇지 않으면 오늘 내 목숨 내 놓는다. 어떻게 할 거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조성웅 위원장의 계속되는 항의에 신승철 부위원장은 "어떡하라는 거냐"며 조성웅 위원장의 "오늘 제대로 대답 안 하면 내가 죽는다"는 말에 "그래 죽자"라며 실갱이를 계속했다. 과정에서 조성웅 위원장의 분노가 격해졌고 급기야 신승철 부위원장의 멱살을 움켜잡고 절규하기 시작했다.
주변의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다음 투쟁을 위해서 이런 결정을 한 거다. 살아서 투쟁하자 저 동지들이 왜 죽냐"고 만류했고, 조성웅 위원장은 "이런 결정사항이라면 저 동지들 살아서 못 내려온다"고 외치며 "이수호 위원장 어딨느냐. 이수호 위원장과 직접 이야기해야겠다"라며 이미 자리를 뜬 이수호 위원장을 찾아 나섰다.
10여 분의 항의 끝에 결국 주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득에 이후 진행될 민주노총 투본회의에서 다시 한 번 강력한 주장을 할 것을 받아들이고 조성웅 위원장은 투본회의가 열리는 민주노총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조합원들은 "정식 투본회의도 없었는데 법안 처리 유보로 총파업이 정리된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직접 투본회의에 가서 항의하자"는 등 유보를 성과라고 말하며 사실상 투쟁의 방향을 결정한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