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30분 경 민주노총 건물 앞에 집결한 조합원들은 투본대표자들이 도착할 때까지 자유 발언과 구호를 외치며 대표자들을 기다렸다. 사회를 본 조돈희 전노투 상황실장은 "강력한 총파업을 결의하라. 공청회는 법안 통과의 수순일 뿐이다. 통과시키기 위한 절차에 지도부는 유보라 확대 해석하며 성과라고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자유로운 회의 위해 나가달라
10시 50분 경 늦은 저녁식사를 마친 투본대표자들이 민주노총에 도착하면서 회의 장소로 이동했고, 투본회의가 예정된 민주노총 1층에서는 참관투쟁이 시작되었다.
조성웅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은 "크레인 위의 4명의 동지들을 생각하자. 이 추운 날씨에 올라간 그 동지들은 폐지 아니면 이 땅에 서지도 않을 거다. 개악안의 폐지를 요구하자. 결코 물러 설 수 없다"라고 주장했으나 구수영 민주택시노조 위원장은 "조용히 하고 나가달라"고 응수하면서 언쟁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후 "자유로운 회의를 보장해 달라. 참관이 안 되니 다 나가달라"는 요구와 "참관 할 테니 회의하라. 우리의 생각과 요구를 들어 봐라"라는 언쟁과 실갱이가 5분에 걸쳐 이어졌다.
긴급하게 일어난 한 노동자는 "우리의 얘기를 들어달라. 투본회의에서도 토론할 것 아닌가. 민주노총에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의견 반영하는 회의가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조건 만들어 줄 테니 우리의 의견을 들어달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민주노총 투본대표자 동지들에게 요구합니다"라는 유인물이 배포되었고, 조돈희 전노투 상황실장이 일어나 관련 요구안을 설명했다.
크레인 동지들을 생각하자. 총파업을 결의해 달라
구체 내용은 첫째, 11월 19일 투본연석회의에서 결의한 내용대로 실천해 달라. 환노위의 유보가 아니라 통과시키기 위한 절차일 뿐이다. 유보라 해석하는 것은 커다란 오류다. 12월 2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정해 달라. 둘째, 비정규 노동자 투쟁을 민주노총이 책임지겠다는 결의해 달라. 4명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고공농성를 하고 있다. 이들에게 부과된 민,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결의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덧붙여 "민주노총 투본회의에서 이런 결정을 해 준다면 현장에서 그리고 그 밖에서도 죽어라 열심히 뛰어서 투쟁을 조직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석행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투쟁을 정비하고 준비하는 자리니 나가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수를 놓아 의견 발언과 나가달라는 요구의 언쟁이 계속 이어졌다.
이제는 우리의 요구를 국회에서 만들어야 할 때?
11시 12분 경 마이크를 잡은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무엇을 투본에게 요구하는 지 알고 있다. 분명한 것은 법안 만드는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오늘 법안 통과시키려 했는데 이제는 우리의 요구를 국회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지금까지 수없이 바뀌는 정당들의 음모를 막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2월 6-7일 공청회를 거쳐 양당 간사들의 합의하에 법안 소위에서 재논의한다'로 결론 난 것이다. 지금은 과정이다. 참가 못한 사람들 까지 더 강고히 해서 2월에 더 큰 투쟁 만들겠다"라며 "무엇을 얘기하는지 이해한다. 투본대표자들은 안정적으로 회의를 하고 싶다"고 나가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비정규연대회의의 공식적 논의를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조성웅, 고성진 등 비정규노조 위원장들의 연서를 담은 요구안이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에게 전달됐다.
강성신 현차민투위 의장은 "정치파업은 쉽지 않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결의해 주면 발에 땀나게 뛰면서 실천하겠다. 만약 우리 동지들 사다리 타고 제 발로 내려오게 하면 그 사무치는 분노는 부메랑이 되어 민주노총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라고 경고하며 "총파업 지침을 내려 준다면 울산에서 기다리고 열심히 지침 수행하겠다"는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투본 전체 정족수는 54명으로 현재 서명판에 서명한 투본대표자는 17명이다. 추가로 도착하고 서명을 못한 상황을 고려해도 회의 의결을 위한 정족수 미달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11시 50분경 참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투본대표자들이 회의 자리를 뜨면서 회의는 휴회가 됐다. 현재 투본 임원들은 2층 임원실에서 상황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참관자들은 1층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