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20주년 그리고 대선이 맞물린 2007년. 민주화의 역사적 성과에 편승하려는 축제의 기념행사들이 즐비했던 올해.

박제화된 기념행사를 거부한 한국 사회운동 단위들의 고민은 '2007 한국 사회운동 진영의 현재와 미래'의 고민으로 수렴, 이에 대한 토론의 자리를 마련했다.

8월 30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성균관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소통/연대/변혁 사회운동포럼.

지난 3월 문화연대, 사회진보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5개 사회운동 단위들의 공동 제안으로 시작된 사회운동포럼은 올해 상반기 준비 논의와 시민강좌를 통해 의제를 선정하고, 논의를 진행해 왔다. 따라서 이번 포럼의 본행사는 상반기 동안 진행된 논의들을 일단락하고, 논의의 성과를 시작점으로 이후 과제들을 찾는 것에 좀더 무게가 실려 있다.

사회운동단위의 역할이 무엇인가

개발주의에 맞서 새만금 갯벌과 생명들을 지키려고 했던 운동, 한반도 평화를 해칠 평택 미군기지 이전 확장에 반대했던 운동, 전 국민적 저항을 불러 일으켰던 한미FTA 반대 운동, 비정규직의 삶을 더욱 나락으로 몰아갈 비정규직노동법 개정 반대 운동 등 현실은 여전히 싸우지 않고서는 풀리지 않는, 사회적 의제들이 오히려 더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사회운동 포럼은 "6월항쟁 2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식장에서 민중들의 인권과 평화, 생명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옹호하고자 하는 운동의 정신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현재의 진단에서부터 "그렇다면 '사회운동단위'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포럼의 첫발을 내딛었다.

사회운동포럼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운동의 위기는 우리 밖에도 있고, 우리 안에도 있다. 그동안 주로 밖으로 향했던 고민의 방향을 우리 안으로도 한번 맞추어보고자 한다"며 "우리 운동 안에서 곪고 있는 문제들을 끄집어내고 고칠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머리 맞대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이들이 내세우는 것은 "목표를 위해서 과정이 유예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의 목표와 과정은 함께 가는 것"으로 "우리 운동이 목표로 하는 민주주의, 인권, 평화, 생태, 여성주의 등의 보편적 가치들이 운동 내부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믿음이다. 그리고 그 고민들을 이번 '소통/연대/변혁 사회운동포럼' 본 행사에 담아 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운동포럼은 단발적 행사를 뛰어 넘어 2007년 한국사회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회운동단위들의 수평적이고, 지속적인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포럼을 통해 각 단위들이 생각하는 '가치'들이 무엇이고, 그 가치들의 소통을 통해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지, 운동들의 힘이 모여 더 큰 힘이 되어 어떻게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적 문제점들을 바꿔볼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소통, 공유하는 자리로, 한국 사회운동 진영의 열린 마당인 셈이다.

본 행사는 30일 ‘전쟁과 빈곤의 시대, 사회운동의 대안이념과 변혁은 무엇인가’와 '사회운동의 소통과 연대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를 주제로 사회운동대토론회로 시작하고, 각 부분의 사회운동 전략 워크샵을 진행한 후 9월 2일 참가단위 전체가 향후 계획, 공동행동전략과제를 채택, 선언하는 사회운동총회로 마무리하는 그림이다.

현재의 사회운동을 진단하고 전망을 모색하기 위한 공동의제 '열쇠말' 워크숍으로는 △새로운 사회운동 활동양식 △사회공공성의 의미와 과제 △사회변혁적 노동운동 △지역운동을 주제로 진행한다.

사회운동 전략과제 워크숍으로 △에이즈는 우리에게 평등하게 찾아오는가 △살만한 집을 구하는 홈리스들을 위한 복덕방 △2003년 이후 반전평화운동을 이야기하다 △환경운동, 관계맺기와 확장하기 △사회운동과 정치운동 △말(語)도 안 되는 대학구조조정을 말(抹,없애다)하다 △해외한국기업 노동자와 한국 사회운동 △남북정상회담과 미군 없는 평화체제 △‘비공식’ 노동자 조직화 전략 모색 워크숍 △주체화 관점에서 본 이주노동자 운동 △비정규 운동의 비상(飛上)을 위한 원탁 토론 △학생운동전략포럼 등이 진행된다.

또한 특별행사로 빈곤심판 민중법정, 여성대회(가), 피터 워터만 특별 강연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