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규직도 ‘몸’으로 연대한다

대체인력 투입 막고 농성장 엄호, 함께 구타당하기도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공장점거 농성이 3일째를 맞으면서 정규직 조합원들의 관심과 격려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오전까지는 현대차 정규직 지부의 구체적인 방침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각 공장 사업부 대표 등을 중심으로 연대의 손길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가장 먼저 점거 농성에 돌입한 1공장에선 지난 15일 1공장 정규직 사업부 대의원회가 대체인력 투입에 대한 긴급 결정을 내렸다. 1공장 대의원회는 “비정규직 파업 대체인력 투입에 대해서 정규직 조합원 및 관리자 투입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고 비정규직 투쟁에 대해 엄호 지지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1공장 곳곳에 소자보를 붙였다. 이 같은 결정으로 1공장은 초기에 대체인력 투입을 막고 정규직의 지지 의지를 보여줘 비정규직 점거농성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되는 요인이 됐다.

  물품을 전달하는 1,5 공장 정규직 조합원들 [출처: 전필원 현장기자]

또 각 공장별로 비정규직에 연대하는 정규직 대의원들이 공장 점거 농성에 함께하고 사측 경비 등에게 구타를 당하면서도 비정규직을 엄호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1공장 정규직 대의원들과 현장위원들은 15일 밤부터 주야 교대로 돌아가며 농성장 입구를 지키고 있다.

정규직들은 또 사쪽과의 관계 정리뿐만 아니라 식량과 각종 물품으로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15일 특별한 준비 없이 공장 점거농성에 돌입한 비정규직지회에 현대차 정규직 지부는 우선 김밥과 라면 등 각종 물품부터 전달했다. 특히 각 공장 사업부 대의원들과 현장위원을 중심으로 정규직 조합원들의 지지와 성원이 모아지는 것도 이전 불법파견 투쟁과는 다른 분위기다.

노덕우 울산 사내하청 수석부지회장은 "이전에 정규직 동지들은 너희가 먼저 나서면 우리가 나선다고 했는데 이번에 비정규직이 먼저 투쟁을 일구어 내자 각 공장 사업부가 나서기 시작했다"며 "현대차지부와 각공장 사업부에서 물품을 보내주고 있으며 현장조직과 대원들이 투쟁기금도 보내주고 있다"고 전했다. 노덕우 수석부지회장은 "각 공장별로 저희를 지지하고 엄호하는 대의원이 아직은 소수지만 첫날 부상자가 생기면서 15일 시점으로 각 사업부 대의원들이 일어나 연대하면서 더 힘을 받아 비정규직들도 부상도 불사르고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호 1공장 정규직 현장위원은 “장갑이나 식량, 물품 등이 필요하면 현장조직위원회에서 조합원들의 성원 등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간식을 모으기 위해 정규직 조합원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심정적 연대와 관심도 많다. 정규직 비정규직 공동 보고대회 등으로 정규직들의 관심과 지지를 더욱 높여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공장 정규직 조합원들의 반응은 심정적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6일엔 각 사업부 대의원들을 통해 물품전달이 계속 이어졌다. 17일 정오엔 1공장과 5공장 사업부 대표와 대의원, 현장 위원 50여명이 김밥과 라면, 생수 등을 들고 1공장 점거 현장을 찾았다.

권혁문 5공장 사업부 대표는 “이 투쟁을 저희들이 나서서 힘차게 했어야 하는데 현실의 한계에 대해 양해해 달라. 가져온 물품을 마음으로 받아 달라. 이제 불법파견 투쟁 시작이다. 끝까지 함께 투쟁하고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백기홍 1공장 사업부 위원회 대표도 “현대차지부 운영위원이며 1공장을 책임지는 사업부 대표로 이 투쟁을 승리하도록 제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 노동자의 양심과 진심을 걸고 연대하겠다”며 “지부 집행부 역할이 크다. 지부 집행부를 설득시키고 반드시 불법파견 투쟁을 조직해 나가도록 약속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비정규직 지회는 17일 오전 쟁의대책위를 열고 현대차 지부에 공식 요청 사항을 정했다. 지회는 △대체인력 저지 △물품지원(식량, 의료, 통신) △용역경비 추방 △경찰병력 출입금지 △농성장 침탈시 지부파업 △릴레이 농성결합 등으로 요청사항을 정리했다. 현대차 지부는 17일 오후 2시 확대운영위를 개최하고 여기서 지회 요청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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