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긴축정부 몰락...반긴축 정부 결성

구제금융 회피가 최대 과제...유로존 채권국과의 갈등 노정

구 유고슬라비아의 슬로베니아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사회적 저항이 기존 정부를 몰락시키고 새 정부를 세웠다. 대중적으로 확산된 사회적 저항 아래 여권 의원들은 차례차례 연정을 이탈했고 급기야 반 긴축을 표방했던 정부 구성으로 이어졌다.

지난 20일, 슬로베니아에서 긴축정책을 강행하며 국민의 분노를 산 전 여권이 붕괴되고 반 긴축 세력이 의회 다수를 차지해 새로운 정부가 구성됐다고 25일 일본 <아카하타>가 현지 특파원 보도로 전했다.

[출처: http://www.rtvslo.si 화면 캡처]

이에 따르면 총리로 선출된 제1당 “적극적인 슬로베니아당”(PS) 브라트시크 당수는 취임에 즈음해, 긴축조치의 재검토와 고용 확대를 강조하고 “경제성장을 해치지 않는 재정 강화를 목표로 한다”고 긴축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좌파당으로 평가되는 PS는 2011년 12월 총선에서 제1당으로 부상했지만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하여 민주당 등 다른 보수 정당들로 연정이 구성됐다.

전 연립정부는 재정 재건 조치로 공무원 임금 삭감과 정리해고, 연금 지급 개시 연령 상향 조정을 포함한 긴축정책을 추진했다. 이러한 긴축조치는 소비를 위축시키는 등 경기 침체로 이어졌고 실업률도 08년의 7%에서 13% 이상으로 뛰었다.

슬로베니아 민중은 수만 명 규모의 시위와 파업을 반복하며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했다. 특히 지난 1월 수도 류블랴나에서는 공무원 약 10만 명이 시위 행진을 벌이며 정부의 긴축 조치에 강력하게 맞섰다. 이들은 “정부는 시민 서비스의 질을 지키려면 공무원 수를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으로부터의 압력에 가세해 전 총리에 대한 부패 의혹이 제기되자 이후 연립을 구성하는 정당들은 연립정부를 이탈했고, 국회는 2월 27일, 전 총리에 대한 불신임 결의를 채택했다.

[출처: http://www.rtvslo.si 화면 캡처]

긴축과의 결별을 주장하는 브라트시크 새 총리의 최대 과제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유럽중앙은행(ECB) 등 국제기관으로부터의 구제금융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평가된다. 거액의 불량 채권을 안은 슬로베니아 은행에 대한 자본 조달이나 정부 부채 상환을 위해 국제기관에 구제 금융을 신청할 경우, 그리스나 키프로스와 같은 가혹한 긴축 조치 이행이 강요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얀샤 전 정권의 긴축정책을 평가했던 IMF는, 이달 20일 성명을 발표하고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재차 긴축정책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브라트시크 새 총리는 의회에서 “그리스와 같은 시나리오는 슬로베니아에 존재하지 않음을 밝힌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유럽 외신들은 슬로베니아가 키프로스 구제금융의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는 등 향후 국제 채권국과의 갈등이 노정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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