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취직한(?) 곳은 패스트푸드점이었다. 당장 취업하기 어려운 형편이기도 했고 당시의 나를 받아줄 수 있는 곳은 패스트푸드점과 같은 알바 자리뿐이었다. 부모님께는 매니저가 되기 위해 입사한 거라고 말해두었지만, 그러면서도 이렇게 부모님을 속여야 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회사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다녔다. 그렇게 나름 인정도 받았지만, 월급날만 되면 한숨이 나왔다. 한 달 월급이라고 해봤자 40~50만 원. 하루하루 몸은 힘들어지는데, 쥐구멍에 볕 뜰 날은 보이지 않았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면서 안 사실이지만, 밑바닥부터 출발해 정규직 매니저가 되기까지는 바늘구멍으로 낙타가 통과하는 일만큼이나 어려웠다. 그마저도 하려는 이들이 넘쳤던 것이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결국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도저히 내 생계를 패스트푸드점에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 된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지원하여 지금은 그나마 영상을 만드는 재미로 다니고 있다.
정부 일자리 창출, 단기 비정규직 만들어내는 것일 뿐
정부는 무슨 사업을 발표할 때마다 항상 일자리 창출이라는 말을 끼워 넣는다. 강을 파헤치는 사업에도 무려 91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있다. 어디 그 뿐이랴! 지방에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름으로 모든 사업의 핵심 의제로 들먹이는 것이 일자리 창출이다.
내가 다니는 사회적 일자리는 노동부에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겠다며 자신 있게 만든 일자리 창출사업의 하나였다. 최저임금에 딱 맞는 월급에 1년 계약직이다. 1년이 지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계약이 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놀고 있는 월급봉투를 볼 때면 내가 과연 이 일을 오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결국 정부가 말하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이 이런 단기 비정규직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이 실업 문제를 단기간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사람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매일같이 출석부를 쓰고 일을 하고 있는지, 놀고먹는지 감시하는 노동부의 태도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이 진정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려는 의도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 그리고 그러한 감시와 감독은 가끔 자존감을 건들기도 한다. 솔직히 비인간적인 대우는 비정규직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60퍼센트가 넘는다. 노동은 안정과 행복을 위해 하는 것인데, 오히려 삶은 점점 후퇴하고 있다. 청년 실업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의 공간에서 청년들이 쫓겨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행복은 점점 비싸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가진 것 없는 이들에게 냉혹하기만 하다. 가진 것 없다는 이유만으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2년 동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고시원에 틀어박혀 있었지만, 단 1~2점차로 매번 떨어졌던 친구. 그에게 1~2점, 단 한두 문제는 바로 사회의 커다란 벽이었다.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한 친구는 그만큼의 허탈함과 상처를 안고 돌아왔다.
대기업에 입사한 사촌형과 마주한 자리에서 부모님의 침묵은 평범한 청년들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준다. 또 결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신의 통장 잔고를 떠올려야 하는 것은 드라마에서처럼 사랑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행복은 점점 비싸지고 있다. 그리고 행복으로 가는 길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나는 욕망한다.
‘충성할 수밖에 없는 직장’이 아니라 ‘충성하고 싶은 직장’이기를,
스카이든 지잡대든 ‘아무 데’도 나오지 않았든 차별받지 않기를,
‘성인식’이 안정된 직장과 결혼을 통과해야만 인정되는 게 아니기를,
나의 ‘코스’가 희망처럼 불투명하기를,
모두들 ‘노량진’에서 벗어나시기를...
언제쯤 청춘이 청춘다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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