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브릿지 노동자들과의 끈끈한 연대

[기고] 골든브릿지 파업 투쟁 500일을 맞이하며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지부 노동조합의 파업투쟁 천막은 이화여대와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에 집행부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 때만 해도 투쟁하는 노동자분들에 대한 이미지가 확고히 있었기 때문에 증권회사에서 파업농성을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증권회사하면 정장을 입은 엘리트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하지만 골든브릿지 집회를 나가고, 상황을 듣고 알아갈수록 다른 사업장과 똑같이 탄압을 받고 있고 투쟁해야할 절박한 이유도 있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졌다. 더러운 자본과 자본가 앞에서는 그 분들도 똑같은 노동자였다.

그 순간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떠올랐다. 소위 좋은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노동사안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듯이 살아가는 사람들, 이 정도 대학에서는 졸업을 하면 당연히 취업이 될 거라 막연히 믿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 사람들에게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저 분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우리의 문제라고 알려야 한다는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져 갔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동연이 골든브릿지와 연대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순간들이 몇몇 있다. 동연에서 골든브릿지의 재판을 앞두고 모의재판을 진행했었다. 골든브릿지 노동자들이 당면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유상감자’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끙끙대야 했다. 대본을 쓰고, 연습도 열심히 했다. 재판장 역이었던 나는 ‘이상준을 법정 구속한다’고 선고할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속시원해하는 동지들의 표정을 보고 힘든 투쟁의 끝에 올 그 날을 꿈꾸기도 했다. 모의재판이 끝나고 나서는 동지들이 직접 오셔서 힘을 얻었다고 말해주셨다. 그 때 벅차오름을 느끼며 내가 동지들에게 힘을 줄 수 있구나, 힘든 투쟁 속에서 내가 뭔가를 도울 수 있구나 깨닫게 되었고 앞으로 끈끈한 연대를 다짐했다.

8월 휴가기간이 끝난 후, 동아리연합회에서 골든브릿지 문화제를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기로 했다. 그 때 한 조합원 동지의 발언이 마음 속 깊이 사무쳤다. ‘투쟁을 그만둘 수 있을 만한 제안이 들어왔어도 함께하는 동지들을 위해 거절하는 분들이 많다. 우리는 그분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 그 발언 뒤에 눈물을 훔치는 동지들도 있었다. 1년 반 동안 월급도 받지 못하고 투쟁을 이어가실 때의 괴로움이 느껴졌고, 혼자 했다면 해내지 못했을 파업투쟁이 동지와 함께였기에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동지애가 이런 것이구나’ 깨닫는 순간이었다.

골든브릿지 동지들이 투쟁을 시작한지도 500일이 가까워지고 있다. 동지들이 투쟁을 처음 시작하였을 때는 이렇게 길고 힘든 투쟁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함께 싸워나가는 동지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또 동아리 연합회도 골든브릿지 조합원들의 동지라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우리는 연대할 때 단순히 조합원 동지들을 돕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문제 또한 우리의 문제이고 앞으로 우리가 겪을 문제인 것을 알기에 우리는 함께 싸워나가는 동지이다. 골든브릿지 파업 투쟁이 더 길어지지 않도록, 승리하는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서, 서로 힘이 되고 힘을 주는 이 끈끈한 동지애로 동아리 연합회는 끝까지 투쟁에 연대할 것이다.

* 골든브릿지파업 투쟁 500일 문화제가 9월 6일(금) 저녁 7시반 대한문에서 열립니다. 골든브릿지 투쟁에 함께해왔던 많은 분들, 그리고 앞으로도 골든브릿지 투쟁을 지켜나갈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꼭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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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미

    감동적인 글입니다. 이대 동연 동지들 항상 밝은 모습 보기 좋습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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