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5 총파업과 노동시장 구조 개악의 본질

[기고] 분쇄! 더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

민주노총 제8기 한상균 지도부는 민주노총의 최초 직선제에서 총파업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고, 2015년도를 대정부 투쟁 기간으로 상정하여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지난 4.24 선제적 총파업을 진행했고, 7.15 총파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 구조 개악 저지를 위해 총파업을 해야만 하는 사태의 심각성은 자본과 국가에 의해 가려지고 분산되고 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자본과 국가의 대노동 전략은 98년 정리해고법 도입 시기처럼 더 이상 총노동 전체를 대상으로 위기감을 조성하는 방식이 아니다. 노동법 개정을 통한 법률 개정이 어려워진 환경에서 정부는 행정지침, 가이드라인, 단체협약 시정지도 등과 같은 일련의 정부방침을 통해 가랑비에 옷 젖듯 공격해오고 있다. 이것은 박근혜 정권의 전형적인 수법으로, 헌법과 법률을 무시한 행정독재에 불과하다. 그러나 민주노조가 없는 대다수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이러한 독재에 무방비 상태이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아직 자신의 문제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민주노총의 총파업 전술은 조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미조직 노동자 모두를 위한, 피해갈 수 없는 계급투쟁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 4월 노사정위원회 합의 결렬 이후, 정부 단독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하고, 단체협약 시정지침에 발동을 걸었다. 6월 17일 임금피크제 전면화, 취업규칙변경, 사내하도급 합법화 등을 중심으로 한 제1차 노동시장 구조 개악 추진계획이 발표됐다. 또한 8월에 일반해고 도입, 성과연봉제, 비정규직확대, 통상임금 축소 등을 중심으로 제2차 노동시장 구조 개악 추진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의 개혁안을 ‘개악’으로 규정하는 이유는 현재의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또다시 전면 후퇴시킴으로써 ‘자본의, 자본에 의한, 자본을 위한’ 국가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정부단독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로 체제가 전환되면서 고용불안과 임금삭감, 비정규직의 증가 등을 통해 자본의 이윤은 극대화되었다. 1998년 정리해고법, 2006년 비정규직법, 2011년 복수노조 시행 및 타임오프 도입으로 한편으로는 노동자의 고용 및 노동권이 불안정하게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 스스로가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민주노조 기반이 흔들렸다. 그 결과 노동자의 삶은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불안감이 심화되었고, 이렇게 신자유주의는 노동자 및 그들 가족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은 노동자의 삶을 현재보다 더욱 불안하게 하고, 이제는 벼랑 아래로 떨어뜨릴 방안을 개혁이란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 개악안의 주요 문제점을 살펴보자. 정부의 계획은 단체협약조항과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저성과자 일반해고 도입, 임금피크제 전면화 및 성과연봉제 전면 개편 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우선 단체협약 조항과 관련해 정부는 강제로 시정 지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헌법에서 보장된 단체교섭권과 노사자치권을 유린한 것으로, 정부는 ‘노조 동의 조항’을 위법으로 규정하면서 불합리한 조항으로 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단체협약으로 첫째, 고용보장 및 사용자 인사권 남용을 제한할 수 있고, 둘째, 취업규칙 신설 또는 변경 시 반드시 노동조합 동의조항을 확보할 수 있으며, 셋째,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노조의 동의조항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조항으로 인해 임금저하, 임금차등지급, 보상과 인사권 연계금지 등을 명문화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법체계상 정부의 이러한 시정지도는 명백한 불법이다.

취업규칙 변경은 ‘불이익 변경요건’을 완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취업규칙이 변경되기 위해서는 과반수 노조 동의 또는 과반수 노동자의 집단 동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는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내세워 이와 같은 동의 절차 없이 불이익 변경을 가능케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임금피크제와 저성과자 해고기준을 도입하려고 하지만, 이것은 불이익 변경 요건이 될 수 없다. 즉, 정부가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은 박근혜 정권과 한국의 재벌에게 노동자를 보호하는 걸리적거리는 노사 규칙이고, 민주노조 운동의 산물인 노동권을 의미한다. 정부의 계획은 해당 사안에 대해 노조가 반발할 경우 단체협약의 일방해지를 가능케 함으로써 노조동의 없이 또는 노동자 개별동의를 통해 취업규칙을 변경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노동시장 개악안이 일부라도 관철된다면, 단체협약은 무력화될 것이고,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은 완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입금피크제 및 저성과자 해고 도입, 고용안정합의 등 단협상 노조동의권이 박탈됨으로써 노동자들은 그야말로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될 것이며, 민주노조의 기반은 뿌리 채 흔들릴 것이다. 조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 그리고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에게 더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규정직이 현실의 문제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자들을 더욱 불안과 공포로 내몰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 개악은 2015년 노동자들이 사활을 걸고 막아야 할 것이며, 총파업은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줄 무기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은 노동자교육센터 7월 소식지에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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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왜 복수노조 환경에서 압도적 다수가 민주노조가 아닌 친자본 기업별노조를 택하는지를 고민합시다. 자본의 현장통제가 무서워서 그랬다는 결론은 지금이 일제시대와 똑같다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지금같은 선언과 성명서 발표로 되겠습니까. 보다 분명한 입장과 결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나요.
    1차 총파업때 보인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행태를 그냥 덮고 가는 민주노총의 결기가 대공장/공기업/공무원/교사 바깥의 2천만 노동자들에게 믿을만한 결기로 보인다고 보십니까??

    2천만 노동자는 이미 개악된 현실에 살고 있는데, 이 투쟁을 200만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인가 하면서 멀뚱 멀뚱 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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