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단지 살포에 대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까지 시키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작금의 재판을 ‘정치재판’이라고 여깁니다. 그 이유는 지극히 간단합니다. 저는 전단지를 제작해서 전국 수 십여 곳에 말씀해서 각 지역분들이 뿌렸습니다. 각 지역 경찰서에서도 이 전단지 살포자를 확인 했으나, 다른 지역은 전단지를 문제 삼지 않았지만, 오직 대구에서만 이를 ‘대통령 명예훼손’이라는 이름으로 구속재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미 작년 12월 말부터 군산에서 전단지를 만들어 뿌리고 있었으나, 군산경찰서도 한 달의 내사 끝에 1월 중순에 정보과 형사를 통해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을 표했습니다. 광주에서는 촛불집회에서 이 전단지를 거리에 대놓고 뿌렸는데 이에 대해 광주경찰서는 “명예훼손 전단지 아니다”며 공표까지 했습니다. 제주에서도 전단지를 뿌리다 걸렸는데 고작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소환장이 왔을 따름입니다.
▲ 둥글이(박성수) 씨 페이스북 |
일산에서도 조성훈 씨가 전단지 살포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한 항의로 개사료를 뿌렸는데, 개사료 살포에 대해 ‘경범죄 처벌법’으로 벌금스티커를 부과했을뿐 사건은 기소되지 않았고, 그나마 “개사료를 뿌리고 다시 긁어갔다”고 항의하니 경범죄 처벌법 스티커도 무효화시켰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정황들을 보면 오직 대구에서만 죄가 되는 이 사건을 올바른 법집행에 의한 사건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고, 정치적 재판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구속 재판으로까지 이어지기에는 거기에 더해 경찰과 검찰의 ‘자존심’이 발동한 이유가 큰 듯합니다. 제가 경찰서나 대검찰청에 개사료 뿌린 것에 대한 일말의 복수가 아닌가 합니다.
그들은 박근혜 정권을 수호하기 위한 국민 겁주기식 수사에 대한 항의표시에 대해 일말의 반성을 보일 생각은 하지 않고, “우리가 개냐?”며 발끈할 따름입니다. 그들이 가진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고, 국민을 통제하기 위한 무력으로만 여기는 군부독재식 발상이라 할 것입니다.
이러하기에 그들 앞에 뿌린 개사료가 아까울 따름입니다. 제가 사료를 뿌렸던 이유는 경찰들을 모욕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러한 부당한 수사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있음에 이에 항의를 해도 답변도 않고 밀어 붙이는 그 편협한 태도에 대한 퍼포먼스였을 따름입니다. 그렇게라도 그들에게 정신차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을 볼라치면 차라리 그 사료를 통해 강아지들에게 뿌렸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하여간 4개월 넘게 전단지를 뿌리며 몸도 피곤했었고, 영양상태도 부실했으며 활동자금도 떨어지던 터였는데, 이러한 저의 어려움을 알아봐 주시고 이곳 국립요양소에서 안식할 기회를 주심에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히려 이곳은 최소한의 복지나 의료·평등·정의는 누릴 수 있는 곳이므로 박근혜 정권 치하 길바닥에서 고생하는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하여간 저는 시종일관 코메디영화의 주인공인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시국비판 전단지의 문구를 트집잡아 대통령 명예훼손이라며 구속 재판을 하는 사회라니요!
푸하핫~
2015. 8. 6 대구구치소에서 둥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