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하루는 전체 노동자의 환한 웃음의 하루로 되살아날 것
“싸움이 길어지면서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이제 그만둬라, 당신이 가서 이제 사람에 대한 것 알고 그랬으니 되었다.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이만큼 배웠으니 다른 것도 더 배워야겠지 않냐, 나는 아직도 노조활동해서, 싸워서 배울 게 많으니까 더 해야겠다고.”
▲ 기륭전자가 위치한 구로공단은 '디지털 단지'라는 화려한 이름으로 옷은 갈아입었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힘겹다./참세상 자료사진 |
기륭전자가 위치한 구로공단은 '디지털 단지'라는 화려한 이름으로 옷은 갈아입었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힘겹다.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은 20여 년 전 구로에 있었던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의 20년 뒤의 모습이다. 10대 때는 가난한 집안의 생계를 위해 혹은 남자형제들의 학비를 대기 위해 일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으면 그 아이를 들쳐 업고 일을 하고, 아이들이 자기 손으로 숟가락을 들 때쯤이면 또 일을 찾아 파견직,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어 기계처럼 일해 온 여성들의 삶은 여전하다.
최저임금보다 10원 더 주는 저임금. 잔업특근 거부하면 해고 0순위에 오르고, 어느 날 갑자기 문자로 해고통보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한 살인적인 노동통제. 어린 아가씨들이나 결혼할 염려가 있는 아가씨들은 6개월, 결혼할 염려가 없는 아줌마들 같은 경우는 1년, 나이가 좀 찬 사람은 3개월로 계약을 맺어온 성차별적 현장분위기...급기야 불법파견 시정 통보를 받고서도 오히려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조합원들을 일터에서 내쫓아버리기까지...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는 오늘도 투쟁 중이다. 2005년 뜨거운 여름에서부터 시작하여 2008년 봄을 맞이하고 있는 3년여 간의 투쟁. 그러나 그 누구보다 오래 싸우고 있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하루는, 전체 노동자의 환한 웃음의 하루로 반드시 되살아 날 것이다.
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
비정규직‘보호’법의 거짓말을 온몸으로 알려낸 용감한 여성들
노무현 정부는 비정규직이 가사와 육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노동형태라고 호도하면서, 고용의 유연성을 확대하면서 차별금지를 강화하는 비정규직‘보호’법이야말로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매장을 점거하고 있는 파업의 순간에도 밀린 빨래와 설거지 걱정, 남편과 아이들 끼니 걱정에서 한시도 자유로울 수 없는 뉴코아-이랜드의 수많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 여성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좋다고 이야기 할 이는 단 한명도 없다!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과 기업의 입맛에 맞는 유연한 고용형태가 결코 아니라,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하는 방식과 형태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권리이다.
파리 목숨과 같은 비정규직이라 일이 많을 때는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야근특근을 감내해야 하고 일없다고 나오지 말라면 찍소리 못하고 쉬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고 싶을 때는 일을 하고 휴식이 필요할 때는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노동에 대한 권리가 오히려 필요한 것이다.
▲ 매장을 점거하고 있는 파업의 순간에도 밀린 빨래와 설거지 걱정, 남편과 아이들 끼니 걱정에서 한시도 자유로울 수 없는 뉴코아-이랜드의 수많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 여성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좋다고 이야기 할 이는 단 한명도 없다./참세상 자료사진 |
그러나 비정규‘보호’법은 여성들의 노동에 대한 권리를 왜곡시키고 있다. 그리고서는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일자리 창출 및 고용유지 방안인 척하며 독립직군제와 무기계약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여성들을 ‘여성에게 적합한 직종’, ‘저임금의 직종’으로 몰아넣고 성차별 및 빈곤 문제를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노무현 정부의 온갖 감언이설과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비정규‘확산’법의 허구를 폭로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진실을 알려내는 투쟁을 벌여내고 있다. 하루종일 서서 일하느라 다리가 퉁퉁부어 관절이 망가지고 화장실 갈 틈조차 없어 방광염이 걸려도 언제나 고객친절을 최우선시 하는 이랜드 그룹의 기조아래 끊임없이 웃어야 했던 그녀들.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130억 원을 십일조로 헌납하고 끊임없이 사업을 확장해 나갈 동안, 밤이고 낮이고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서 한 달 고작 최저임금 겨우 넘는 임금을 받아 쥐고 가족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녀들. 이들의 고단한 삶은 이 땅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대표하며, 따라서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거센 목소리는 우리 모두가 귀기울이고 화답해야 하는 시대의 진실이다. 이들의 목소리가 허공을 맴돌다 사라지지 않고 더욱 크게 확산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연대하는 것은, 우리사회에 확산되어야 할 것은 ‘비정규직’이 아니요 다만 ‘진실’이라는 점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의 몫일테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짊어진 가난...
폭력적인 단속철거 말고, 빈곤여성의 생존권 보장하라!
올해 58세인 H씨는 18년 째 상추, 콩나물, 고추 등을 팔며 노점상을 해오고 있다. 그녀는 오전 7시에 집을 나서 저녁 9시 쯤 장사를 끝낸다. 하루 수입은 5~6만 원, 한 달 수입은 보통 120만 원 안팎이다. 비공식 부문, 아니 불법 노점을 하고 있는 H씨에게 역시 4대 보험은 먼 나라 이야기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짊어진 가난은 H씨에겐 좀처럼 떨쳐내기 어려워 보인다.
▲ 비공식 부문, 아니 불법 노점을 하고 있는 H씨에게 역시 4대 보험은 먼 나라 이야기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짊어진 가난은 H씨에겐 좀처럼 떨쳐내기 어려워보인다./참세상 자료사진 |
뿐만 아니다. 정부는 노점으로 생존하는 빈곤대중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될 수 있는 대안적인 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당장 폭력적으로 단속철거를 일삼는다. 작년 한 붕어빵 노점상이 아내에게 가해지는 감시단속반의 폭력과 노점상에 대한 정부의 살인적인 처사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일은, 노점상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최근 서울시는 기만적이게도, 노점시범거리를 조성한다며 ‘노점마차 디자인화’등등의 다양한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노점상 당사자들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식으로 떠들어 대고 있다.
그러나 노점이 디자인되어도, 노점상의 삶은 디자인되지 않음을 우리는 안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짊어진 빈곤과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공식부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은 이어질 것이다. 폭력적인 단속철거 추방! 빈곤여성 생존권 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