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범국민장 장례위원으로 참가한 시민이 무려 8천 5백여 명으로 사상최대의 장례위원회가 구성됐다. 장례위원 모집 공고가 난지 4일 만이다. 용산참사 범국민장 장례위원회는 8일 오전 서울 순천향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목표였던 5천 명을 훨씬 뛰어넘는 8천5백여 명이 장례위원으로 함께 참여한다는 것은 지난 1년간 용산범대위 투쟁이 범국민적인 지지와 정당성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이번 장례가 범국민적인 추모와 애도의 분위기 속에 치러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범국민적 추모와 애도의 힘을 모아 장례 이후에도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뉴타운 재개발 정책의 개선을 위해 굳건히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지난 5일 사회 각계 원로인사들로 구성된 고문단을 위촉하고 상임장례위원장으로 이강실, 조희주 두 명의 범대위 공동대표를 선임한바 있다. 7일에는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아우르는 장례위원회 체계를 최종 구성했다.
장례위는 또 8일 입관식을 비롯하여 9일 발인식, 영결식, 노제, 하관식에 이르는 장례 절차 세부 일정도 최종 발표했다.
8일은 오후 2시에 유가족이 입회한 가운데 입관이 이뤄지고, 4시에 순천향병원 장례식장 입구에서 추모 제의와 위령의식이 열린다. 저녁 7시엔 용산참사 현장에서 전야 추모제가 있다.
영결식 열리는 9일 12시 추모묵념과 추모경적 호소
9일 범국민장은 오전 9시 장례식장에서 발인제를 시작으로, 10시 30분부터 순천향병원->국립극장->장충단공원->퇴계로->서울역에 이르는 천구 의식이 행해진다. 영결식은 1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된다. 장례위원회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영결식이 치러지는 낮 12시 정각을 기해 1분간 추모 묵념과 10초간 추모 경적을 울려 마음만이라도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영결식이 끝나면 오후 3시부터는 용산참사 현장에서 노제를 지낸다. 용산참사 현장 노제 사회는 지난 수년 간 비정규직 철폐, 여성노동권 쟁취를 위해 싸워온 김소연 금속노조 기륭분회 분회장이 맡았다. 장례위는 "열사들과 마찬가지로 이땅 민중의 비참한 현실을 상징하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제의 사회를 맡게 되었다는 것은 '민중열사 범국민장' 이라는 장례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고 밝혔다. 노제가 끝나면 5명의 철거민 열사들은 민족민주열사 묘지인 마석 모란공원에서 영면에 든다. 장례위는 9일 장례식을 마무리한 뒤, 사흘째를 맞는 11일(월) 11시 마석모란공원에서 삼우제를 지낼 예정이다.
장례위원회는 “부디 1월 9일 치러지는 장례식에 최대한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고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수많은 회한을 안고 엄동설한에 고인들을 떠나보내야 할 유가족들에게 훈기를 불어 넣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정운찬 국무총리가 9일 오전 9시 20분께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을 10여분 간 방문해 유가족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표했다. 정운찬 총리는 유가족들에게 “여러분께서 마음을 열고 양보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장례위에 따르면 유족들은 총리에게 “총리님 말씀을 믿고 기대했는데, 진작 좀 해주시죠... 어떻게 이렇게 추운 겨울에 해줬습니까?”라며 아쉬움을 나타냈고 정 총리는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늦게 와서 죄송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사과의 뜻을 드러냈다.
유가족들은 또 총리에게 구속자와 수배자들이 고인들의 장례식 당일만이라도 참석하게 해 줄 것을 요청했고 정 총리는 “사무실에 돌아가서 여러분의 말씀을 동료들과 의논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례위는 “오늘 정총리가 유가족을 조문하여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힌 데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총리와 정부는 오늘 유가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약속한 것처럼, 향후 용산참사의 진상이 규명되고 재개발 관련 법, 제도,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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