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을 옹호함

[기고] 아덴만 여명작전의 실체와 21세기형 군사 사기극 스펙터클

최근 아덴만 여명 작전과 청해부대의 활약상이 언론의 지면과 화면을 도배하고 있다. 심지어 21세기형 스펙터클 용비어천가가 지나친 나머지, 임바고 소동과 군사정보 과잉 노출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잠시 흥분을 거두고, 냉정히 상황을 바라보자.

300+α 대 10, 아덴만 군사작전의 실상!

한마디로 이번 전투(?)는 비겁함 그 자체이다. 소말리아 해적은 사살당한 5명과 생포된 5명, 단 10명이었다. 반면 이들을 공격하기 위해 투입된 한국 정규군의 규모를 보라. 구축함 최영호(300인 탑승), 거기에 장착된 헬기와 고속정 3대, 인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정예 UDT부대가 포함된 최소한 300명 이상의 정규 해군병력.

더불어 이른바 국제적 군사공조로 표현되는 미군과 주변국 군사력까지 더하면, 딸랑 총 한 자루에 생명을 건 해적에 비해, 최첨단 장비를 갖춘 한국 해군의 군사력을 비교하면... 이건 전투가 아니었다!

순수한 군사작전의 측면에서도, 이번 작전은 1,2차 걸프전쟁에서 미군이 보여준 야비한 물량공세 전술의 축소판이었다. 마치 컴퓨터게임 상의 전쟁처럼, 엄청난 화력을 퍼부어대면서 원시적 무장상태인 익명의 적을 소탕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게임광의 정신병이 현실세계에서 국가권력의 폭력과 미디어의 권력을 매개로 애국주의와 상식으로 둔갑했다.

아덴만 여명작전에 대한 제도언론의 보도는 다윗을 때려잡은 거인 골리앗의 자화자찬이 아닌가? 연평도 사태로 죽쑨 군과 정권의 이미지 개선과,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2MB 정권이 레임덕을 지연시키려는 안타까운 정치-군사-미디어 쇼는 아닐까?

해적-테러리스트들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2MB 정권의 단호한(?) 의지를 들먹이지만, 이미 EU 연합군 측은 한국해군의 무모한 작전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재난을 가져올지 우려하고 있다.

인질몸값과 군사작전비용, 그리고 자본주의

마치 엄청난 전과를 거둔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이번 작전에 투입된 직간접적 비용을 산출하면, 해적들이 요구한 몸값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불필요한 생쇼로 낭비할 돈을 소말리아 개발원조로 사용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소말리아 해적은 기본적으로 수백년에 걸쳐 미국-유럽 제국주의가 뿌린 씨앗의 대가일 뿐이다. 해적질은 빈곤과 내전 속에서 국가형성마저 불가능한 소말리아에서 하나의 생존방식이자, 소말리아식 원시적 축적이다. 또한 사회주의체제 붕괴와 자본주의로의 이행 과정에서 독버섯처럼 화려하게 부활한 러시아 마피아, 중국 삼합회 등 조직폭력의 한 계보이기도 하다.

해적행위가 국제교역의 큰 문제인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그로 인해 자본주의의 국제교역이 크게 위협받은 적은 없다. 단지 비용이 증가했을 뿐이다. 납치와 인질몸값 요구가 엄청난 범죄행위인 것처럼 말하지만, 이 범죄경제는 그에 결탁-기생하는 합법적(?) 세력없이 존재할 수 없으며, 납치는 특히 주변부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지하경제의 핵심산업 중의 하나일 뿐이다. 마치 범죄가 자본주의의 적으로 간주하는 상식적 가정은 사실상 몰역사적 허구이자 자기기만이다.

소말리아 해적을 옹호함

삼호 주리얼호[MB의 기자회견 낭독]에서 항복한 생존 소말리아 해적포로들이 논란 끝에 국내로 이송되었다. 무장해제 당한 소말리아 해적들은 자신을 방어할 아무런 수단도 없는 자연인이다. 교육과 직업의 혜택에서 배제된 대지의 저주받은 젊은이들이다. 그들을 처벌하는 게 무슨 의미일까? 소말리아어도 모르면서, 그들의 역사와 문화도 모르면서 그들을 10년간 감금한 상태에서 교화하겠다고?

그들의 해적행위와 납치협박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또한 납치과정에서 부상당해 사경을 헤매는 선장과 선원들, 그들의 가족에 인간적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작전이 종결된 후, 무장해제된 포로에 대한 사법적 처벌이 무슨 의미일까?

그들은 익명의 소말리아 해적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아들이자 형제이다. 익명이 아닌 실명으로서, 인종주의적 편견에 쩌들은 한국인들이 구별하기 어려운, 그냥 비슷비슷하게 생긴 아프리카 인이 아니라, 독립적 인격을 갖춘 각각의 인간들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승리한 골리앗이 자기보호 수단마저 빼앗긴 어린 다윗에게 골리앗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벌이는 법정쇼가 무슨 의미일까? 이번 생쇼를 보면서, 외견상 아주 업그레이드된 스펙터클처럼 보이지만, 자꾸만 1980년대와 1990년대 잊혀질 만하면 이어지던 각종 테러사건들이 떠오르는 건 음모론적 강박 때문일까? 어쨌든, 골리앗의 승리를 정권의 성과로 치환하는 유치한 술책을 꿰뚫어보는 데에는 대단한 지혜와 혜안이 필요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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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수(진보평론 편집위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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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옥권

    야비해서 잘못되었다는 건가? 구해서 잘못되었다는 건가? 한국으로 데려와 처벌한다는것이 잘못되었다는건가? 참 트집 잡기도 어렵죠? 그죠?

  • 김현덕

    뭔소리하냐? 인질의생명 배의가격 싫고있는물자의 가격 해적들에대한 경고 등 어느면 에서도 잘못된건 없지만 단지 그냥그지리에서 처리하지 대려온것 뿐
    도대체 뭘 비꼬는거지?

  • 이삭

    미친...... 해적 요구몸값이나 최영호 출동이나 비용 거기서 거기면 그냥 돈을 주는게 낫다는 건가? 그런 임기응변식으로 일을 지금까지 해결해왔으니 소말리아 해적놈들이 한국을 밥으로 알지 ㅉㅉ

  • 조훈희

    예전 자이툰 부대 방문한 노통이 대견하다 했는데 그것을 비서진이 하도 떠벌려서 눈쌀을 찌푸리게 했는데..., 엠비가 또 그런짓을 하네요. 잘했어요 해적소탕 자국민 보호및 구출 그렇지만 10대300 이라..., 끌끌끌 적당히 하면 모양새라도 좋지 그리 떠 벌리는지원 쯧....

  • 김병규

    진짜 진보평론? 웃기고 앉아있네요..
    자국의 국민이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당하고 생명을 담보로 협상하자고 합니다.. 그래서 군사력 이끌고 구하러 갔습니다... 그게 잘못된 겁니까? 상황을 축소해보죠..

    은행에 강도가 들었습니다. 강도는 칼한자루밖에 없습니다. 할머니를 인질로 잡았습니다
    경찰들이 20여명 몰려왔고 그들은 개인용총기가 있습니다. 강도는 경찰에 비해 터무니없는 화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도는 할머니의 목숨으로 돈을 요구합니다..
    이러면 경찰은 뭐가 되는거죠??? 님 평론가라고요? 직업 바꾸시죠... 화나네요...

  • 소말리아 해적들 연원을 알면 무작정 까지도 못하겠고, 뭐라고 옹호는 해줘야할 것 같은데 그래도 사람대고 총질한 범죄자들이니 쉽게 말도 못해주겠고,. MB 치적 자랑하는 건 솔직히 보기 싫고,. 그러다보니 인종주의적 편견같은 적당한 근거 끌어와서 까대는거지. 그러니 글이 이렇게 나오는거고. 이해합니다. 근데 그냥 이번 사건과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본주의 국가의 역할, 군사력에 대한 글이었으면 해적얘기는 그 사이에 끼워놓으면 될 것 같은데.

    노무현정부때부터 대양해군 건설이니 뭐니 하는거 보며, 선진자본주의 국가로의 전입와 군사력의 건설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궁금했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시사적으로 썼으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애시당초 주제설정이 이상하게 됐어요.

    담에는 좋은 글 부탁드려요

  • 쯧쯧쯧...

  • 이창훈

    와 이건 정말 대단한 글인듯... 이렇게해서 스스로 입지를 줄이는 짓을 왜하시죠?

  • 살다살다

    당신처럼 유치한 사람이 평론가라니요? 대테러전에 대해서 얼만큼 아시나요? 밸런스를 맞추게 무슨 게임입니까? 당신의 안중에 우리 군경찰은 없습니다...

  • 안기옥

    영수야 제발~~~ 정신 좀 차리자~잉!!
    소말리아가 피해국이자 약소국이라서 동정에 호소하고
    무장해제 되었으니까 그만 괴롭히라는건 또 머고
    약하고 불쌍한 녀석이면 그만큼 더 관심을 가지고 잘못된 길로 가면 벌을 주고 교훈을 주는게 당연한거 아니냐
    제발~ 정신 좀 차리자 술먹고 쓴거지? 그치? ^^

  • 지지

    맞는 말 했구먼! 제발 애국의 틀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사태를봅시다. 막대구부리기가 있이만 이런 과감함이 필요한것 아닌가요? 전 찬성!!

  • 2064

    당신 진보라고 하지마세요 진보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는겁니다. 못배우고 어려운 환경에 있어도 남을 죽이고 돈을 벌라고 누구도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걸 한 사람들은 죄인인거죠

  • 행인

    그러니까... 자국 선박이 해적에게 납치당하건 말건 '불쌍한 해적들'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그냥 내버려 두자고? 더구나 끝 문장을 보니 소말리아 해적들이 정의의 편이라고 떠벌이는 식인데... 정말이지 정신감정이 필요하구만!

  • 머나먼 데서 잡혀온 해적 보니 불쌍키만 하더라.

    다행이 우리쪽은 죽은 사람도 없고, 천만다행으로 석선장도 호전될 것 같으니, 직접 총쏜사람만 한 일년 가뒀다 석방하고 나머지는 자기 살던 대로 보내줬음 싶다. 이미 다섯이나 죽였잖으.

  • 김중범

    일단 이 기자님은 기본적인 사실도 제대로 모르시네요 해적은 총 13명이었고 8명 사살, 5명 생포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요구하는 인질들의 몸값은 우리 돈으로 평균 수십억에서 백억 단위입니다 중소 선사들에게는 회사가 휘청거릴수있는 수준이죠....
    그리고 인질 구출 작전은 인질범의 무장이 어떻든지간에 인질범이 사람(인질) 목숨을 담보로 붙잡고있는거라서 굉장히 어려운 작전입니다 결코 애기와 어른의 싸움이 아니라는거죠 인질 구출작전은 화력이나 물량으로 하는 싸움이 아닙니다

  • 행인

    저 이거 미디어충청에서 글보고 진짜 이해안가는 글이었는데... 여기서 또보네요.. 그래도 동지들.. 너무 비난은 하지 맙시다. 비판을 합시다. 사람이 실수 할때도 있는거자나요^^

  • 미친한국

    언론을 통해서 전해지는 석선장의 위급한 상황을 시시각각 전해주는 언론을 보면서 멀 느끼는가? 그가, 그의 목숨이 경각에 달한 상황이 안타까운가? 앞으로 얼마나 긴 시간을 병상에서 지내야 할 지도 모르는데...댓글을 보면서 다만 보여지는 것만을 보고 판단하는 단세포적인 사고는 진보입네 하는 이들도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20

    미친놈 할일 없어 방구석에 처밖혀 놀고있네, 정신좀차려라,

  • 클린앤

    좀더 상황을 냉정하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쓰신분들이? 지금모든 국민들이 애국자가 되는 시점이긴 합니다만 매번 일이 일어날때마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생각하시는게 안타깝습니다 오히려. 해적에게 당하시고 피해입으신분들에게 감정을 느끼지 않는게 아닙니다. 적어도 국제적으로나 국가차원에서는 이런식의 대응을 하면 안된다는겁니다. 유엔이든 머든지 소말리아같은 나라들의 근본적문제점을 지적하지도 해결하려 들지도 않으면서 매번 이런식으로 해적만 죽이고 잡아오면 되는줄 안다는게 어이가 없습니다. 안다면 자신들의 자본주의세상을 없애기 싫은거겠지요

  • 나그네

    정신나간 넘~~니 자식이 거기 있어 봐야 하는건가?

  • 헐ㅋㅋ

    이건좀 무리수인듯 ㅋㅋㅋ

  • 자이투라

    요 위의 댓글들에서 드러나는 저 저돌적이고 무식한 언어폭력구사자들과 mb가 어떻게 다를까.

  • 헐;

    글쓴이 논리대로라면, 총 한 자루없는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고 돈을 요구하는 해적들이 몇배 더 야비하다

  • 갖다댈데를 잘못잡으셧군요 우리 진보나으리.
    ㅋㅋㅋ

  • 이딴것도 뉴스냐?

    어이없는 논리네ㅋㅋ
    니놈 정신상태의 실상을 알고싶다
    비겁하다고? 웃끼지마라 그럼 아무 힘도 없는
    민간 선박을 잡아다 협박하고 갈취하려는 해적들은
    비겁하지 않다는거냐? 그리고 전장에서 비겁따윈 없다 적의 총알에 걸레짝이 된다음에도 비겁비겁 할수있을까?
    또 이번 군사작전이 돈낭비라고?
    총알 몇발값이랑 사람 몸값이랑 뭐가더 비쌀거같냐
    그렇게 머리가 안돌아가냐
    재일 어이 없는게 해적들 옹호하는건데
    해적들도 누간가의 아들이자 형제이다?
    지랄하지마라 우리 군인들도 그렇고 붙잡혓던
    사람들은 가족 없냐? 누가 해적질 하랫나? 그들이 자초한 일이다 죽어도 그놈들은 뭐라 할말없다

  • 저걸

    참나. 트집도 못잡네
    그리고 1,2차 걸프전때 미국이 이긴거는 정보전 때문이다 단지 물량빨, 장비빨로 이긴거 아니다
    니는 세계2차대전만 보고 하는 말이냐?
    너는 방탄복 입고 안입고 총알 맞으면 뭐가 더 빨리죽는지 아냐? 원래 적보다 강한 장비, 방어구, 정보를 가져야 전투에 수월하다, 근데 우리가 아무리 이길수 있을정도로 장비가 있어도 전투는 전투입니다

  • 기자 때려쳐라

    그럼 도시에서 인질극이 벌어졌다.
    인질범은 달랑 사시미 칼만 쥐고 있다.
    그러면 경찰특공대도 사시미만 쥐고 한 명만 투입시켜야 한다.
    이건 또 무슨 개같은 논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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