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조, 진보정치 망했다
4.27 재보선을 앞둔 지금 노동현장에는 민주파 현장조직 활동가가 “야권단일후보 확실시”, “민주당 사실상 지지선언” 내용의 당 특보를 당당하게 배포하고, 또 지역뉴스는 “울산 야4당 4.27 재선거 선거연대 최종 합의”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모습, 여기에다 야권단일후보를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지지선언까지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보정치와 민주노조운동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나 자신에 대한 원망 그리고 분노로 참담함을 가슴으로 삭일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전주버스파업, 제주의료민영화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뿐만 아니라 우리가 똑똑히 기억하는 민주당 정권 10년의 행보를 기억하면 더욱 그렇다. 김대중 정권은 정리해고법을 더욱 개악하고 근로자파견법을 통과시킴으로써 비정규직을 대량 확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기업과 금융의 헐값매각과 함께 폭압적인 정리해고로 노동자들을 생존의 고통 속으로 밀어 넣었다. 뒤이은 노무현 정권도 비정규개악법, 필수공익사업장 쟁의행위 무력화, 해고요건완화, 이라크파병, 한미FTA추진 등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정책을 거침없이 실행하였다.
이명박 정권 역시 노동자계급을 탄압해서 생존권의 파탄과 무권리 상태로 내몰 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을 말살하려 공격해 들어오고 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도 구호뿐인 저항 하에 오히려 우리의 운동은 더욱더 철저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렇더라도 진보정당이 어떻게 노동자계급대중에 착취와 탄압을 퍼부은 자본가정당과 반MB를 명분으로 선거연합을 할 수 있는가? 이는 반노동자적이며 노동자대중에 대한 폭력이다. 노동자대중들을 돈 내고, 몸 대고, 표 찍는 무지몽매한 인간으로 본다거나 오로지 자신만의 입지처신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한국사회 진보정치와 민주노조운동을 파산시키는 행위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
무너진 민주노조와 진보정치,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인가?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진보정치와 민주노조운동을 올곧게 세우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 등 반자본주의 투쟁을 시작으로 새롭게 노동자계급의 투쟁에 앞장설 사회주의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① 새로운 운동은 낡은 것과의 투쟁을 통해서만 나와야만 하고, 나올 수밖에 없다.
노동운동의 위기가 회자된 지도 벌써 십몇 년이 넘었다. 그동안 숱한 반성과 대안이 나왔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공허했고 공허하다. 이유는 자명해 보인다. 쇄신과 혁신을 말로만 한 탓이다. 선언과 되풀이되는 결의만으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반대로 핵심은 낡은 것들과 끊임없이 투쟁하는 것이다. 낡은 것들과의 투쟁을 통해서만 우리는 그것들의 실체가 무엇이고, 어떻게 같은 오류를 피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다. 낡은 것들과의 싸움을 통해서만 우리 안에서 썩어가는 것들을 비워내고 그 자리를 생동하는 새 것으로 채워낼 수 있다. 이 투쟁과 싸움에서의 배움과 실천이 바로 새로운 운동의 머리와 몸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낡은 것들과 말로만 싸우려드는 온갖 대안과 정책이란 결국은 비겁한 머리에서 짜낸 상상과 관념에 불과하다. 그리고 비루한 상상과 관념이 위기에서 구해낼 동아줄이 된 일은 한 차례도 없다.
② 새로운 운동은 바로 사회주의 운동이다.
우리는 지금 안팎의 적들에 의해 동요하고 무너져 내리고 있다. 자본과 이들을 편드는 정부가 바깥의 적이라면, 내부의 적은 바로 노사협조주의, 관료주의, 자본 앞에 무릎 꿇은 진보, 행세식 활동 등이다. 이것들이 바로 우리 안에서 썩어가는 낡고 부패한 것들이다. 이것들이 낡은 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통해 무한착취의 자유를 얻어낸 자본 앞에서 여전히 꼬리를 말며 무언가 얻을 건 없을까 기웃거리는 비루한 시대착오성 때문이요, 부패한 것은 그 시대착오성을 온갖 더러운 짓들을 통해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것들을 우리 안에서 계속 증식시키고 후원하는 이들이 자본과 정부요, 나아가 자본주의 자체이다.
그리고 우리 안팎의 적들에 대한 비타협적인 논리적 귀결, 투쟁의 결론이 바로 사회주의이다. 또 사회주의란 자본에 의해 비천해지기를 강요받아 자기 존중의 급락을 따라하기 소비나 술, 대박을 좇는 덧없는 행위 같은 것들로 보상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존엄성 회복 운동, 자기해방 운동이다. 결국 사회주의란 대단한 게 아니다. 비겁하지 않는 투쟁, 무릎 꿇지 않는 인간임을 증명하는 우리 자신의 투쟁이 사회주의이다. 다시 말해 사회주의를 하자는 것은 기본을, 기초를 다시 회복하자는 말이다.
③ 대중과의 소통에서 길을 찾아가자.
이런 논의가 진정 쓸모가 있기 위해서는 바로 대중 자신을 빼놓을 수 없다. 암만 좋고 멋들어진 말도 대중 자신의 언어가 되지 않으면 당연히 말짱 헛것이다. 사회주의라는 것도 노동자의 것이 되지 않으면 그것은 죽은 개일 뿐이다. 소위 활동가라는 사람들의 역할은 자기들끼리 모여 자기들만의 언어로 정세와 대중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대중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데에 있다. 귀를 활짝 열어 듣고 그 이야기를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 이런 소통 가운데서만 길이 뚫릴 수 있다. 결국 소통과 연대와 투쟁이란 우리와 우리 사이의 벽을 뚫고 허무는 것이다. 우리 안의 모든 벽들이 무너질 때 우리를 내려다보는 자본의 철옹성도 무너져 내릴 것이다.
가장 먼저 대중과 만나자. 대중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그 이야기들을 들려주자. 우리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것들, 우리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는 일들을 반복해서, 반복해서 이야기하자. 그리고 가슴 속에 쌓인 회한들을 마음껏 터트릴 수 있는 판들을 벌이자. 하나의 판에 이어, 또 하나의 판을 자꾸 벌여가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분노들을 모아 활활 불태워내자. 그 불꽃이 타워팰리스, 청와대에까지 닿도록 스스로 땔감이 되기를 희망하자!
반자본주의투쟁으로 사회주의정당 건설로 나아가자
이제까지 철저하지 못했던 모든 낡은 것과 결별하고 우리 자신부터 다시 노동해방, 인간해방의 기치를 내걸고 철저히 새로워져야 한다. 새로운 운동, 사회주의 운동은 노사협조주의, 관료주의, 자본 앞에 무릎 꿇은 진보, 행세식 활동 등의 낡고 부패한 것들과의 지치지 않는 투쟁 가운데서만 나올 수 있다. 혼돈의 시대를 헤쳐 나갈 자격은 오직 고결한 이상과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 썩어가는 것들에 대한 단호함을 갖춘 이들에게만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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