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년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된 이후, ‘자격이 되지 않는 투기 자본에 매각되었다’, ‘불법 로비로 헐값으로 매각되었다’, ‘주가 조작으로 불법 이익을 얻었다’는 등 논란이 되던 사안들이 하나씩 매듭 지워지고,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며 하나금융으로의 재매각이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투기 자본의 해악을 보여 주는 파렴치한 사례의 단골 메뉴였던 론스타는 잊을만하면 다시 등장하여 악취를 풍기었고, 이제 외환은행을 매각하고 떠나려는 시점에 또 다시 추문에 휩싸여 있다. 의혹 제기, 고발, 소송 등 복잡하게 진행되어온 막장 드라마는 8년째 접어드는 지금도 아직 마무리되지 못하고 계속 이어지는 형국이다.
일단 이제까지 진행된 것을 간단히 살펴보자. 유죄 판결을 받은 건이 하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크게 세 가지인데, 서로 연관되어 있다.
범법사실: 외환카드 주가 조작
2003년도에 론스타에 의해 외환은행 이사로 선임된 유회원이 엘리스 쇼트, 마이클 톰슨, 스티븐 리 등과 공모하여, 외환카드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켜 합병시에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은 대법원에서 2011년 3월 10일 유죄판결로 마무리되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로서 자신이 지명하여 선임한 외환은행이사들을 통해 외환카드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로 확인되어 처벌받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범법 사유로 대주주 적격성이 없음에도, 금융위는 추가적인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시간을 끌고 있다.
의혹 1: 헐값 매각
2010년 10월 14일 대법원은 결국 외환은행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2003년도에 헐값에 매각했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매각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지만 전체 틀에서 엄격하게 봤을 때 배임 행위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회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실제보다 낮은 6.16%로 고쳐져 문제가 있는 것처럼 조작되어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앤장법률사무소/삼일회계법인과 외환은행 경영진/관료들 사이의 공모로 헐값으로 매각되었다는 불법 로비, 특혜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무죄로 법적으로는 일단락되었다. “부적절한 행위”는 확인되었고, 헐값에 판 것은 맞지만, 이는 정책 판단과 선택의 문제로 업무상 배임은 아니라는 것이다.
의혹 2: 대주주 적격성, 산업 자본?
4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2003년 9월과 올 3월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시 두 번 모두 론스타의 특수관계인 중 산업자본으로 판단할 수 있는 26~34개사가 누락되었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이를 받아 외환은행 주주들과 시민단체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론스타가 금융자본이 아니라 산업자본이라면 대주주 적격성을 상실하며, 외환은행 보유지분 51.02% 가운데 4% 초과 지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이미 2007년 감사원은 감사 결과 금융감독위원회가 지난 2003년 은행 대주주 자격이 없는 론스타에 대해 외환은행 인수를 예외 승인해준 데 대해 불법이라며 적정한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또한 재판부 역시 같은 해 금감위와 금감원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문서를 비공개로 열람하고 심사해본 결과 ‘론스타펀드의 비금융주력자(산업 자본) 여부를 판정하는 정보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올 들어 다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시 론스타의 자료에 산업자본으로 판단할 수 있는 26~34개사가 누락되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인데, 금감위/금융위는 8년이 되도록 적격성 관련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 자본이라 확인할 수 없었는데, 문제는 없었다는 앞뒤 안 맞는 말만 하고 있다.
의혹 3: 실질적 투자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51.02%를 하나금융지주에 팔면 5조원에 가까운 매각 차익을 챙긴다고 한다. 작년도 통계를 보면 론스타가 대주주로 있는 외환은행은 외국인이 가져가는 배당금이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장화식 투기자본 감시센터 소장에 따르면, 론스타의 투자자 가운데에는 외국인 투자자로 위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인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며 이들의 지분이 33% 정도라고 한다.
4월 19일 밤 KBS뉴스는 론스타가 아니라 ABN암로가 외환은행의 대주주였을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도함으로써 새로운 의혹이 추가되었다. 도대체 실질적 투자자는 누구인가? ABN암로 역시 돈세탁을 위해 이중, 삼중으로 끼워 넣은 은폐 장치 중의 하나인가? 항간에는 론스타의 소재지인 미 텍사스주 출신 부시 전대통령이 론스타의 뒤를 봐주고 있고, 우리나라의 전현 정권의 금융실세들, 거물 정치인들이 연루되어 있다는 풍문도 돌아다니고 있다.
각종 의혹으로 둘러싸인 론스타, 여기까지 와서는 이제 마치 퍼즐 맞추는 것 같이 머리가 복잡해진다. 5조원의 수익을 눈앞에 두고 조용히 움직이고 있을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인지. 그 가운데 1/3을 챙겨갈 ‘검은 머리의 외국인’들은 누구인지. 론스타가 번 돈은 사모펀드로서 당연히 벌 수 있는 것이라든지,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이제는 나가게 해주어야 금융이 정상화되어 국익에 이익이 된다든지, 시장이 아니라 법으로 자꾸 규제하면 들어오기는 쉬우나 나가기가 힘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 나갈 것이라든지 하면서 불법을 편드는 사람들은 왜 그러는 것일까? 이 막장 드라마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안개속이다.
의혹이 다 거두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진행된 것만으로도 일단 범법행위가 확인된 론스타는 대주주 자격을 박탈당해야하며, 2003년의 외환은행 인수는 원천무효가 되어야하고, 하나은행으로의 매각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진 것 같다.
무엇보다 이해 안되는 것은 금감위/금융원의 태도이다.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범법 사실이 확인되어도 범법자들을 싸고 돌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를 늦추고 있어, 감독자인지 비호세력인지 구분이 안된다. 헐값 매각 시 주무 책임 국장이었던 사람이 지금의 금융위원장이니 그럴 만도 하다. 자기가 벌인 일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또한 대주주 적격성 판정 관련, 론스타의 자료에 산업자본으로 판단할 수 있는 26~34개사가 누락되었다는 것, 실질적 투자자가 따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민단체와 방송국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금융 감독 당국자가 ‘외국 자본이기 때문에 못한다’니 될 법한 일인가. 명백한 직무 유기이다. 어쩌면 가장 큰 의혹은 감사원 감사, 사법부의 심사, 판결, 국회의 국정 감사, 국세청 고발 등을 피해가며 8년을 버틴 론스타의 괴력일 것이다. 마치 국가 내에 숨겨진 그림자 국가, 아니면 국가의 저 위에 보통 사람 눈에는 안 보이는 초월적 국가가 있는 듯하다.
론스타 문제는 지구적인 투기자본/먹튀자본의 문제이다. 지구적 차원에서 축적되는 자본은 점점 더 커짐에도 이윤율은 저하하는 기본적인 자본주의의 법칙이 관철되면서, 거대하게 쌓인 자본이 온 지구를 대상으로 투자처를 찾아 떠돌고 있다. 우리는 이미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후 2009년 다시 매각할 때까지, 투자는 안하고 기술과 유보금을 빼가는 데에만 신경 썼던 상하이차 자본, 그리고 이를 조장한 당시의 정부를 경험한 바 있다. 매각 과정에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즉, 이윤을 보장해 주기 위해- 쌍용차 노동자 5000여명 중 절반이 해고나 무급휴직, 희망퇴직 형태로 회사를 떠나야했다. 77일간의 옥쇄파업, 2년 후 지금까지 14명이 자살하였다.
외환은행은 제조업이 아니라 금융업이지만 본질은 똑같다. 5조원의 이윤이 빠져나가면서 또 어떠한 대가를 치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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