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버스’ 185대,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기고] 2차 희망의 버스는 7월 9일 출발

우리는 다시 2차 ‘희망의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과 절망의 상징인 저 85호 크레인 위에 있는 한 여성노동자를 구하러 갑니다.

십수년간 목 잘려나간 수백만 노동자들, 900만에 이른 이 참혹한 비정규직 시대를 구하러 갑니다. 그 아픔의 현장에서 눈물바람인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을 구하러 갑니다. 다시는 누구도 함부로 잘려 생의 벼랑에 서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갑니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구하러 갑니다. 신자유주의 시대 돈만이 최고인 이 살벌한 착취와 경쟁의 시대를 넘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평화롭게 평등하며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런 세상을 우리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갑니다.

  15일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열린 '희망의 버스' 탄압 규탄 기자회견에서 송경동 시인이 2차 희망의 버스 185대를 제안하고 있다.

이 버스는 모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에 반대하고, 그 누구의 삶이던 조금은 더 안전한 사회를 우리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만들자는 연대의 버스, 실천의 버스입니다. 이 버스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염원하는 희망의 버스입니다. 너무나 평화로운 버스이고, 너무나 아름다운 버스입니다.

2차 희망의 버스 185대가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연인의 손을 잡고, 친구의 손을 잡고, 동지의 손을 잡고 출발하는 2011년 7월 9일은 아마도 한국 사회운동의 역사상 중요한 날로, 우리가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다운 역사의 한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날은 80년 광주의 5.18과 87년 6월과 7, 8, 9를 잇는 소중한 디딤돌의 날이 될 것입니다.

그런 희망으로 다시 2차 희망의 버스 185대의 출발을 전 사회적으로 제안합니다. 6.11 그 밤을 함께 했던 모든 날라리들에게 제안합니다. 모든 지역의 숨은 양심들에게 제안합니다. 다른 세상으로 이제 우리 출발합시다. 이제 한진중공업의 저 소통부재의 낮은 담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로 가는 길에 막아선 이 불통과 소수만 행복한 사회의 장벽을 넘읍시다.

이번엔 185대입니다. 그날만 가는 것이 아닙니다. 7월 9일을 두고,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합시다. 모든 귀를 열고, 눈을 열고, 손을 내고, 발을 냅시다. 7월 9일 전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고, 저 눈물겨운 여성노동자 김진숙이 살아 내려올 수 있게 합시다. 매일 계단을 내려가는 훈련을 한다는 저 눈에 피눈물이 아니라 환한 웃음을 돌려줍시다. 6.12 우리를 배웅해주던 그 가족들의 눈물을 우리가 함께 닦아줍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태그

한진중공업 , 김진숙 , 송경동 , 희망버스 , 영도조선소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송경동(시인)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OO

    와 멋찌다

  • 부산시민

    멋쪄?? 뭐가 멋져...
    죽을래?? 섹꺄!!!

  • 에휴

    지회랑 얘기가 된 건가요? 제발 ㅠ

  • 유목인

    12시 결정되고, 바로 회의에 참석한 금속노조와 협의해 부산지역본부, 금속부양지부, 한진지회에 모두 보고하고 소통했습니다. 제발! 우리의 모든 분노가 사측과 정부로 향하도록 하면... 우리 안의 갈등은 더 큰 연대와 투쟁만으로 녹일 수 있습니다. 걱정할 시간에 단 한 대의 버스라도 더 만들면 좋겠습니다.

  • 그런데

    김영훈 만주노총위원장은 버스를 탈까?
    현장 투쟁엔 관심 없고 정치놀음에만 빠쪄 허우적 거리고 있는데...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할 일을 방치하고 헛발질 하는 데는 영훈이나 명바기나 거기서 거기다.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