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교육요구에 응답하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노동자교육의 터전
노동자교육센터는 먼저 노동자계급의식과 정체성을 갖추기 위한 기본과정, 공부하고 싶은 노동자라면 언제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상설적인 강좌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이는 상설기본과정 기초와 심화과정이라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결실을 맺었다. 기본교육을 체계화한 성과에 힘입어 한국 근현대사와 노동운동, 노동자와 건강, 노동자와 노동법, 노동자와 철학, 노동자와 정치 등 전문과정 개설로 나아갔다. 이는 각 분야 전문역량들이 운영위원으로 결합해 있던 노동자교육센터의 장점을 살려, 역사학연구소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 여러 전문노동단체들과 협력하여 진행한 교육이라는 점에서 뜻 깊은 시도였다. 자칫 놓칠 수 있는 시의적인 주제들은 특강과 세미나 형태로 다루었다.
한편 투쟁하는 노동현장의 즉각적인 요구와 노조간부, 조합원 의식강화의 요구는 강사파견과 맞춤식 기획교육으로 수용했다. 이러한 노력은 최근 산별노조와의 프로젝트교육사업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다양한 교육과정의 연구와 실천을 토대로 온라인강좌에도 도전했다. 지방거주, 교대근무 등 노동자교육의 사각지대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노동자들의 교육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온라인 강좌는 48강좌로 교육내용을 총화했고, 학기제와 선택과목제를 실시했다.
노동현장 곳곳의 변화와 성장이야말로 노동자교육센터를 지켜온 큰 힘
유기적 관계성을 확보한 다양한 교육과정은 십여 년 세월의 축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상설강좌를 들었던 노동자들은 한국근현대사와 노동운동 강좌로 이어지고, 계급의식과 더불어 사회구조와 역사인식을 가진 실천적 활동가로 성장했다. 근현대사강좌의 경우 역사공부모임으로 이어져 3년간 지속하였고, 소책자 구성과 더불어 철도노조에 역사자료실을 만드는 성과도 낳았다. 한 장기 투쟁사업장의 지부장이 “노동자교육센터에서 교육받은 대로 실천하는 거다. 그러니까 책임져라!”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렇듯 노동자교육센터의 교육을 거쳐 간 수많은 이들의 성장, 열악한 노동현장 곳곳에서 만들어내는 변화야 말로 교육센터를 지켜올 수 있었던 큰 힘이요, 자긍심이 아닐 수 없다.
전국으로 강의를 다니다보면, 2시간 강의를 위해서 포항, 창원, 광양까지 피곤한 몸을 새벽기차에 실어야 한다. 할 일은 많은데 재정도 사람도 태부족이다. 헉헉댄다. 하지만 어렵게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노동조합이 무엇인지?’ 교육을 받던 조합원들이 어느새 성장하여 각지에서 대표자, 간부, 조합원의 자리에서 꿋꿋하게 활동하고 투쟁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새로운 힘이 솟는다. 강좌만이 아니다. 봄, 가을로 전국 곳곳의 역사와 함께 호흡하면서 때로는 가족과 함께하는 휴식이 되어 온 역사문화기행도 어느덧 20회를 앞두고 있다. 첫 역사기행에 참여할 때 유치원 다니던 어린이가 어느덧 중학생이 되었다. 지금도 열일을 제처 놓고 참석한다. 노동자교육센터는 노동자교육 운동의 열정으로 앞으로도 계속 활동해 나갈 것이다.
노동자교육의 미래를 열어가는 길에 관심과 격려를!
그러나 보람만으로 노동자교육센터의 활동이 유지되었을까? 아니다. 이렇게 10년 넘어 활동을 꿋꿋이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운영위원, 후원회원이라는 큰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노동자교육센터와 함께 했던 동지들을 모시고 함께 축하하는 잔치를 마련했다. 오는 10월 11일 오후 7시 가톨릭청년회관 ‘다리’에서 즐겁게 함께 어우러지면서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희망의 교육, 해방의 교육’을 실천하며 노동자교육의 미래를 열어가는 노동자교육센터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